"외부 디도스 공격→내부 시스템 오류' 말바꾼 KT…장애 원인 파악도 엉터리

입력 2021-10-25 14:50:24 수정 2021-10-25 15:05:25

오전 11시20분∼정오 전국망 마비…"국민께 불편 끼쳐 죄송"

25일 오전 KT 인터넷망이 전국적으로 한 시간 넘게 장애를 일으키면서 전남 구례군 마산면 한 식당 입구에
25일 오전 KT 인터넷망이 전국적으로 한 시간 넘게 장애를 일으키면서 전남 구례군 마산면 한 식당 입구에 '전산망 오류로 인해 카드 결제 불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25일 오전 11시 20분쯤부터 1시간 이상 KT의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한 가운데 당초 원인으로 '디도스 공격'을 언급했던 KT측이 "확인 결과 설정 오류에 따른 장애"라고 말을 바꿨다.

KT는 이날 2차 공지에서 "초기에는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해 디도스로 추정했으나, 면밀히 확인한 결과 라우팅(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를 원인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사태 초기에 디도스 공격을 원인으로 추측했다가 2시간여 만에 입장을 정정한 것이다.

앞서 KT는 1차 공지에서 "오전 11시쯤 네트워크에 대규모 디도스 공격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위기관리위원회를 즉시 가동, 신속히 조치하고 있다. 빠른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입장에 따르면 결국 전국민적 불편을 야기한 서비스 오류의 원인은 디도스 공격 등 외부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결국 내부 시스템의 문제였던 셈이다.

한 전문가는 "네트워크 경로 설정 오류라는 점도 사실 확실치 않아 보인다"며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날 정오를 지나 LTE 등 일부 인터넷 서비스가 정상을 찾았지만, 일부 지역에선 복구가 좀 더 늦어졌다.

유선 인터넷의 경우 이날 12시 45분경까지도 연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가 있었다.

KT는 오후 12시 45분경 서비스 복구를 정부에 보고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보통신사고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이날 오전 11시 56분 정보통신사고 위기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을 상황실장으로 하는 '방송통신 재난대응 상황실'을 구성해 KT 서비스 복구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또 관련 전문가들과 시스템 오류나 사이버 공격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KT에게 이용자 피해현황을 조사하도록 했고, 사고 원인 조사 후 재발방지 대책 등 후속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