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후보' 이재명…민주당 재집권 계획, 출발부터 삐걱

입력 2021-10-11 17:42:01 수정 2021-10-11 18:32:31

당 내부 검증 의구심…대장동 의혹 설계자 지적에 가족 불화 문제도 해결 못해
국민의힘 갈라치기 공세에다 낙선한 이낙연 결선투표 요구
송영길 대표 "이미 후보로 확정"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제20대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제20대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지도부-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상견례'에 참석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지도부-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상견례'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제20대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제20대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지도부-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상견례'에 참석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지도부-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상견례'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재집권 계획이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지난 10일 여당의 대통령 후보로 최종 선출된 이재명 대선후보가 '본선'에서 야당의 검증공세를 넘어설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내부에서부터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줄곧 과반득표를 이어오면서 승승장구하던 이 후보가 지난 10일 제3차 선거인단투표에서 졸전(득표율 28.3%)을 치른 배경에 '진상이 드러나고 있는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의 설계자라는 지적을 받고 있고, 가족 사이불화 문제도 해소하지 못한 이 후보로 본선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는 지지자들의 걱정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설상가상, 차점 낙선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까지 경선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결선투표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의 종합상황본부장인 최인호 국회의원은 경선결과 발표 직후인 10일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를 찾아 당 총무국에 이른바 '무효표 처리'를 취소하고 결선투표를 실시하라는 내용의 이의신청서를 접수했다.

최 의원은 이의신청서 제출 후 기자들과 만나 "결선투표를 치러야 그게 진정한 원팀으로 가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당내에선 컨벤션효과는커녕 자중지란(自中之亂)만 야기한 채 마무리된 내부 경선을 두고 결과적으로 야당이 바라는 '불안한 후보론'만 부각시킨 이벤트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상 당내경선이 끝나면 낙선자들을 다독이는 것이 가장 큰 숙제인데 이번에는 야당이 마치 건수를 잡은 것처럼 우리당 갈라치기를 겨냥하고 공세로 밀고 들어오는 것이 아주 찝찝하다"며 "민주당이 야당의 공격에 빌미를 제공한 터라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더 큰 문제는 민주당이 직면한 위기를 타개할 해결책이 딱히 없다는 점이다.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후보 확정은 무를 수 없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이 후보가 제3차 선거인단투표에서 받아 든 초라한 성적표는 여당 내부에서조차 기존 경선결과를 부정하는 신호가 아니냐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1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뒤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1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뒤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송 대표는 11일 오전 대전현충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이 헌법에 따라 운영되는 것처럼 대한민국 집권여당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운영된다"며 "우리 당은 어제 이재명 후보를 제20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 발표했고, 제가 추천서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미 결정된 사안으로 뒤집을 수 없는 사안이라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나아가 송 대표는 11일 오후 이 후보를 직접 대면한 자리에서 "하루속히 경기도지사직을 정리하고,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해 본격적으로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해 경선논란을 '과거형'으로 다루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얼렁뚱땅 없던 일로 치부하고 딴청을 피우기에는 사안이 너무 민감하다"며 "여당에서 이 사안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향후 본선 국면도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