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 손바닥에 妃자 써라" 조롱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손바닥에 한자로 '왕(王)'자를 쓴 채 잇따라 당 선거관리위원회 주최 TV 토론회에 참석한 후환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같은 동네에 사는 열성 지지자가 응원 차원에서 써준 것으로 경쟁 후보들이 주장하는 주술적 의미는 전혀 없다는 해명을 내놨지만, 좀처럼 수습이 안 되는 분위기다.
당내 경쟁자들은 이른바 '왕(王)자 논란'에 대한 공격으로 '재미'를 볼 만큼 봤다고 판단하고 공세를 늦추고 있지만 여당의 비아냥거림과 조롱은 여전하다.
정치권에선 '윤 후보가 손가락 위주로 손을 씻는다'는 등 윤 후보 측의 어설픈 대응이 화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후보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용남 전 의원은 4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손바닥 글씨가) 3일 내내 이렇게 각종 언론에서 계속 다뤄야 될 사안인지 의문"이라며 "해프닝인데 너무 완전히 '뭐 한 건 잡았다'는 식으로 계속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김 대변인은 진행자가 "이것저것 다 떠나서 윤 전 총장은 손을 안 씻는가. (씻으면) 웬만한 거 지워진다"라고 말하자 "주로 손가락 위주로 씻은 것 같다"고 답해 숙지던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장 당내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홍준표 예비후보(대구 수성구을)가 "자기가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양해를 구해야지, 그걸 거짓말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때문에 하루에 10번이라도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손가락만 씻는다는 그런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고 받아쳤다.
여당의 반응은 비판 강도가 더욱 세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손바닥 '왕'자가 지워질까 걱정된다면 살색 투명 테이프를 붙여라. 사모님 손바닥에도 '비(妃)'자를 쓰고 똑같이 살색 투명 테이프를 붙이면 부창부수 쌍끌이로 더 효험이 있을 것 같다"며 "이런 좋은 방법이 있는데 뭐 어렵게 조심조심 손가락 위주로 씻느냐"고 조롱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도 "(윤 후보는) 손 씻을 땐 손가락 위주로, 발언할 땐 거짓말 위주로"라며 비판대열에 합류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동네 할머니가 써줬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며 "토론 때마다 할머니가 윤 전 총장 나오는 시간에 맞춰 써줬다는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윤 후보가 '왕(王)자 논란'을 방어하느라 '대장동 개발리비 의혹'으로 주춤하고 있는 잠재적 경쟁자인 이재명 민주당 예비후보를 공격할 기회를 놓친 것이 대선국면에서 상당한 손실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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