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적 한계와 국힘 방해로 개발 이익 완전히 환수 못해"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예비후보는 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키맨'(key man)으로 불리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구속과 관련해 "성남시 공무원과 산하기관 소속 임직원의 관리책임은 당시 시장인 제게 있는 게 맞다"며 처음으로 유감의 뜻을 표했다.
이 후보가 본선 직행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정리하고, 본선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명동 커뮤니티 하우스 '미실'에서 진행한 서울 지역 공약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제가 지휘하던 직원이 제가 소관하던 사무에 대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점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대장동 의혹이 최초 제기됐을 때부터 '가짜뉴스' '도둑의힘' '국민의짐' 등의 표현을 써가며 야당을 비판했다. 그런 그가 관리책임을 거론하며 유감을 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 후보는 이번에도 대장동 의혹의 본질이 국민의힘과 토건 기득권 세력에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 후보는 "살피고 또 살폈으나 그래도 부족했다"며 "개발 이익의 민간 독식을 막으려고 혼신의 힘을 다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제도적 한계와 국민의힘의 방해로 개발이익을 완전히 환수하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상심을 빚은 점을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화살을 돌렸다.
이어 "특혜를 준 것이 아니라 특혜를 해소한 것"이라며 "민간업자들의 엄청난 개발이익 분배를 이재명이 설계했다고 억지 주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제가 성남시 공무원을 지휘하던 상태에서 드러난 비리는 아직 없는 것 같다"며 "검찰 조사를 지켜보면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메시지는 이 후보가 본선 직행을 위한 매직넘버가 '17만표' 남아, 사실상 9부 능선을 넘었다는 분석이 나온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내 경선에서는 대장동 의혹이 오히려 지지층 결집 효과를 거뒀지만 이제 본선을 대비해 중도층 공략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인 만큼 의혹과 관련해서 털 것은 털고, 대응할 것은 정면 돌파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실제로 이 후보는 이날 유 전 본부장과 연루 의혹에 "무리하게 엮지 말아 달라"며 "팩트는 유 전 본부장이 성남시장 선거 때 도와준 것이며 시설관리공단 관리원으로 들어왔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유 전 본부장 등 측근들의 비리가 드러나면 어떤 책임을 지겠느냐'는 질문에는 "한국전력 직원이 뇌물 받고 부정행위를 하면 대통령이 사퇴하느냐"며 "휘하 직원의 일탈에 대해 사퇴하면 대한민국 모든 공직자가 다 사퇴해야 한다"고 방어막을 쳤다.
여기에 민주당 박주민·현근택 의원 등 이 후보 캠프 인사들도 유 전 본부장이 이 후보 측근이 아니며 사건 실체와도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은 전날 유 전 본부장 구속에 대해 공식 반응을 자제하며 사태의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이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