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복서' 매니 파퀴아오, 은퇴 후 내년 필리핀 대선링 오른다

입력 2021-09-30 10:18:25 수정 2021-09-30 11:42:39

29일 매니 파퀴아오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선수 은퇴를 발표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 매니 파퀴아오 공식 페이스북 화면 캡처
29일 매니 파퀴아오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선수 은퇴를 발표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 매니 파퀴아오 공식 페이스북 화면 캡처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가(42) 29일 자신의 SNS에 "팬과 스포츠에게 감사한다"(To the greatest fans and the greatest sport in the world, thank you!)라며 복싱 은퇴를 선언했다.

파퀴아오 은퇴 글과 함께 공식 페이스북에 올린 '굿바이 복싱'이라는 제목의 14분 길이 영상도 첨부했다.

파퀴아오는 영상에서 "복싱 글러브를 내려놓으면서 전 세계, 특히 매니 파퀴아오를 응원해준 필리핀 국민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복서로서 내 시간이 끝났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오늘 은퇴를 선언한다"고 말했다.

파퀴아오는 복싱을 향해 "나의 삶을 바꿔줘서 고맙다. 우리 가족이 절박할 때 너(복싱)는 우리에게 희망을 줬고 가난에서 벗어날 기회를 줬다. 덕분에 전 세계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었고 많은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해낼 것이라 상상치도 못했던 내가 삶에서 성취한 것들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1995년 프로 복싱에 데뷔한 그는 지난 26년 간 12번의 세계 타이틀을 거머쥐며 필리핀은 물론 전세계에서 '복싱 전설'로 불렸다. 그는 통산 72전 62승 8패 2무의 성적을 기록했으며 62승 가운데 39번은 KO승이었다.

그의 마지막 경기는 지난 8월 22일 현 WBA 웰터급 챔피언 요르데니스 우가스와 펼친 슈퍼웰터급 경기였으며 0-3으로 판정패했다.

파퀴아오는 영상 말리 북받친 감정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방금 마지막 종소리를 들었다. 복싱은 끝났다"라며 영상을 마무리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필리핀 상원의원직을 맡고 있는 파퀴아오는 은퇴 후 내년 5월 필리핀 대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은 최근 집권당 PDP라반 내 그를 따르는 계파가 지난 19일 열린 필리핀 케손시티 전당대회에서 그를 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파퀴아오 역시 이를 수락하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선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니 파퀴아오의 트위터. 화면 캡쳐
매니 파퀴아오의 트위터. 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