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 ‘청년의날’ 행사에 ‘청년기업’ 아이디어 베꼈나?

입력 2021-09-17 21:34:43 수정 2021-09-17 21:46:26

닷페이스의 '2020 온라인 퀴어 퍼레이드' 표절 의혹…"비대면 행진은 자사 크리에이티브"
조정실 청년정책위 "외주 제작사, 표절 관련 '법적 문제 없다'는 입장 밝혀와 행사 진행"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위원회가 오는 18일까지 여는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위원회가 오는 18일까지 여는 '온라인 청년의 날 퍼레이드' 행사를 기획하면서 청년기업 닷페이스의 지난해 '온라인 퀴어 퍼레이드'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무조정실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위원회가 '청년의 날' 행사를 기획하면서 앞서 청년 기업이 성공리에 치른 행사를 베껴 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소담 닷페이스 대표는 17일 페이스북에 '청년정책조정위원회의 퍼레이드 표절에 문제제기 한다'는 글에서 "청년의 날 행사를 진행한다면서, 이렇게 똑같이 서비스 경험 설계, 문구까지 모방했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1990년생으로 '2017 아시아의 30세 이하 영향력 있는 여성 리더', '2017년 제6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최초 20대 위원' 등으로 위촉된 적 있는 인물이다.

조 대표가 문제삼은 이벤트는 지난 7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이어지는 '2021 온라인 청년 퍼레이드'(http://www.2030youth.co.kr/set_nick)다.

청년들이 해당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아바타를 꾸민 뒤 이미지를 내려받아 개인 인스타그램에 게시하고 특정 해시태그를 걸면 해당 해시태그를 검색했을 때 여러 아바타들이 함께 행진하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자세히 보면 이용자는 이벤트 홈페이지 첫 화면에서 자신의 이름이나 닉네임을 정한 뒤 아바타의 ▷헤어스타일 ▷머리 색깔 ▷복장 ▷이동수단 ▷아바타 손에 든 깃발 문구 등을 잇따라 고를 수 있다.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실이 오는 18일까지 여는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실이 오는 18일까지 여는 '온라인 청년의 날 퍼레이드' 행사를 기획하면서 청년기업 닷페이스의 지난해 '온라인 퀴어 퍼레이드'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소담 닷페이스 대표 페이스북

닷페이스가 이번 이벤트를 문제삼은 것은 참여 절차와 아바타 제작 방식이 지난해 6월 닷페이스가 기획한 '온라인 퀴어 퍼레이드'와 비교해 아바타 배경을 제외하고 대부분 일치하기 때문이다.

닷페이스가 앞서 개최한 '온라인 퀴어 퍼레이드'는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퍼레이드가 힘든 가운데도 비대면으로 누구든 성소수자와 연대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SNS와 해시태그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2030대 MZ세대의 자기 표현 방식과도 맞아떨어져 수많은 참여자를 불러모았을 만큼 인기가 높았다.

조 대표는 "코로나 시대 비대면으로 사회적 행진을 만드는 건 닷페이스가 가장 먼저 시작한 기획"이라며 "캠페인 사이트의 UI(사용자 인터페이스), UX(사용자 경험)는 닷페이스 고유의 크리에이티브"라고 지적했다.

조 대표에 따르면 이 행사를 기획한 외주 제작사 나음커뮤니케이션 측은 "깃발은 원래 집회의 상징"이라며 "문구를 비교해 보면 다르다"고 표절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기획한 외주 제작사는 표절 의혹에 대해 검토를 마쳤다고 한다.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전달받고 행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