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예의지국 옛 말' 노인학대 사건 매년 늘어도 처벌은 미미

입력 2021-09-21 01:02:40 수정 2021-09-22 08:08:16

가해자 자녀 포함 가족이 가장 많아 씁쓸, 가해자 검거율은 21% 불과

2021년 1월부터 8월까지 노인학대 사건 유형별 가해자 검거현황표 / 경찰청 자료
2021년 1월부터 8월까지 노인학대 사건 유형별 가해자 검거현황표 / 경찰청 자료

노인학대 신고는 매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 사회적인 관심이 시급하다. 한가위를 맞았지만 지금도 어딘가에서 학대받고 있는 노인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노인학대 사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5년 동안 노인학대 신고는 모두 3만9천922건에 달했다. 하지만 검거율은 21%인 8천514건에 불과하다.

노인학대 신고건수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7년 6천105건에서 ▷2018년 7천662건 ▷2019년 8천545건 ▷2020년 9천707건으로 4년 사이 59%나 급증했다. 특히 올해는 8월까지 7천903건의 노익학대 신고가 접수됐다.

김 의원은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면서 노인학대가 증가하고 있지만 가해자를 검거해 처벌로 이이지는 경우는 20% 수준"이라며 "가해자 가운데 자녀가 많아 처벌을 원치 않는 '부모의 마음' 때문인 것으로 예상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검거 된 노인학대 가해자들을 유형별로 나눠보면 자녀가 4천385건으로 전체의(16,827명) 26%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일명 노노(老老)학대인 배우자가 3천891명(전체의 23.1%)으로 노인학대 가해자의 절반은 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 ▷시설종사자 171명 ▷친척 89명 ▷기타 217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학배유형별로는 신체적학대가 7천208건으로 전체의 84.7%을 차지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정서적학대 692건 ▷중복학대(신체적‧정신적‧방임 등 혼합 된 학대) 153건 ▷성적학대 49건 ▷경제적학대 47건 ▷방임 46건 ▷기타 319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체적학대는 2017년 926건에서 2020년 1천926건으로 4년 사이 2배나 증가했고 정서적학대는 2017년 64건에서 지난해 201건으로 4년 새 3배나 급증했다.

김도읍 의원은 "예로부터 노인을 공경해 온 동방예의지국도 이제는 옛말"이라면서, "아동학대에 이어 노인학대까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역별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경기남부 지역이 7천493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서울 7천411건 ▷인천 3천645건 ▷부산 3천35건 ▷대구 2천559건 ▷경기남부 2천74건 ▷대전 1천952건 ▷경북 1천925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