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 원하는 날짜…" 언급에 박지원 배후설 증폭→조성은 "말꼬리 잡기식" 부인

입력 2021-09-13 08:54:05 수정 2021-09-13 10:28:26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11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11일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왼쪽.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과 만나기는 했지만 해당 의혹에 대해선 전혀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날 TV조선은 인터넷매체 뉴스버스의 의혹 보도 3주 전인 지난달 11일 서울 롯데호텔 식당에서 조 전 부위원장이 박 원장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8년 1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전체회의에 당시 박 의원과 조성은 전 국민의당 비대위원이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의 야당 고발 사주 의혹의 공익제보자 조성은 씨가 자신의 말실수(?)로 '박지원 배후설' 의혹이 증폭되자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올려 해당 의혹에 대해 재차 부인했다.

조 씨는 1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박지원 국정원장은 애초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아 어떤 요소에서라도 윤 총장에 대한 내용들을 상의할 대상으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재차 밝혔다.

이어 조 씨는 "밤사이에 이상한 말꼬리 잡기 식 내용들이 있다"며 "질문의 순서 등 때문에, 하지만 방송 당시나 방송 마치고 나서는 별로 그런 의문을 제기하는 언론이 없었다"며 문제가 된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조 씨가 언급한 '말꼬리 잡기 식 내용'은 전날 조 씨가 한 방송사에 출연해 "우리 (박지원) 원장님이나 제가 원했던 날짜가 아니다"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 '박지원 배후설'을 재차 문제 삼은 내용으로 보인다.

조 씨는 전날 SBS8뉴스에 출연해 해당 의혹의 최초 보도 시점과 관련해 발언하다 "(보도)날짜와 어떤 기간 때문에 저에게 프레임 씌우기 공격을 하시는데"라며 "사실 9월 2일이라는 날짜는 우리 원장님이나 제가 원했던, 배려 받아서 상의했던 날짜가 아니다"고 말했다.

'고발 사주 의혹'의 보도 시점은 뉴스버스의 이진동 기자가 정했고, 자신과는 연관이 없다는 설명을 하면서 박지원 원장으로 추측되는 '우리 원장님'이라는 언급을 하며 논란이 오히려 커진 셈이다.

이 같은 발언을 두고 방송 이후 '고발사주 의혹 폭로 준비 과정에 박지원 원장이 동참했다'는 뉘앙스로 해석할 수 있다는 주장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퍼졌다. '고발 사주 의혹 제기는 박 원장과 조 씨의 정치공작 공모'라는 이른바 '박지원 게이트'를 의도치 않게 인정한 '실언'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다음은 조성은 씨 페이스북 글 전문.

안녕하세요 조성은 입니다.
이른 아침 라디오 등의 일정 때문에 부득이하게 어제 전화기를 꺼놓았습니다.
밤사이에 이상한 말꼬리 잡기 식 내용들이 있어 기자님들이 메신저로 질문 주신 부분에 관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 2021. 09. 02. 일자 뉴스버스 보도는 미리 상의되거나 배려받지 못하고, 그냥 9월 1일 밤늦게 이미 송출기사 내보낼 준비와 김웅 의원과 첫 통화를 한 다음 저에게 일방적 통보를 하였습니다. '미안하다 내일 내보낸다'는 식의 내용들이었고요. 이 과정에서 분쟁도 있던 부분입니다.
박지원 대표님과의 내용에서
■ 애초부터 윤석열 총장과 친분있는 것으로 알아 애초부터 고려대상이 아니었다는 점, 심지어 대립적 관계에 있을 것으로 보여지는 박범계 장관이나 김오수 총장도 정치적 해석 외에 내적 친분을 판단할 수 없어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는 점 등에서는 그 어떤 변동사항이 없습니다.
정리하자면
■ 박지원 대표와는 어떤 요소에서라도 윤 총장에 대한 내용들을 상의하거나 할 대상으로 고려하지 않았고, 심지어 한달 후의 미래인 9.2에 보도는 하루 전날에도 알 수 없던 (저로서는) 사고와 같은 보도였으므로 말도 안되는 엮기다, 는 의미입니다.
■ 윤석열 캠프는 온라인서 조직적으로 사실을 호도하는 몰고가기식의 여론몰이 할 생각하지 마시고 '조작, 공작'이라는 반복적인 황당한 구호 외에 저와 같이 사실관계를 입증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어떠한 경우에도 저는 사건 본질 외에 관해서, 또 범죄사실을 흐리고자 휘발성 이슈에 대해서는 대응하거나 언급할 필요성이나 가치를 느끼지 못하므로,
그 부분에 관하여만 언론인 여러분들의 질문에 성실히 답변드리겠습니다.
질문의 순서 등 때문에, 하지만 그 방송 당시나 방송 마치고 나서는 별로 그런 의문을 제기하는 언론이 안 계셨는데요,
밤사이에 말꼬리 잡기 식의 억지 연결에 의아함을 가지신 분도 있는 것 같아 이곳을 통해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