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고장' 저력 발휘 기대감…李 당내 경선서 연일 과반 득표
洪 화통 화법 젊은층 사로잡아
내년 3월 9일 실시될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의 고장', 대구경북이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여야의 유력 대선주자가 모두 대구경북 출신이거나 지역에 정치적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에선 경북 안동 출신인 이재명 후보가 지역순회 당내 경선에서 연거푸 과반득표를 이어가며 대세론을 굳히고 있고, 제1야당에서도 그동안 선두를 달리던 윤석열 후보가 '고발 사주' 의혹 등 검증국면을 거치면서 입지가 흔들리자 대구 수성구을이 지역구인 홍준표 후보가 대안으로 자리를 잡는 분위기다.
지역 정치권에선 아직까지 변수가 많이 남아 있지만 최근 기류가 그대로 이어질 경우 본선에서 지역출신 후보끼리 맞붙는 최상의 시나리오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더욱이 여야에서 이들을 추격하는 예비후보 중에서도 추미애·유승민 후보 등 지역 출신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어 이른바 '보험'까지 들어 둔 모양새라는 평가마저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는 지난 11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대구경북 순회경선에서 모두 5천999표를 얻어 51.12%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앞서 두 차례 진행된 충청지역 경선까지 포함한 누적득표율도 과반이 넘는 53.88%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당내에선 이 후보가 세 차례 지역 순회 경선을 통해 사실상 선두자리를 확고히 확보한 것이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결선 없이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문재인 모델'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도 윤석열 후보가 흔들리는 빈틈을 확실하게 파고들면서 보수당 지지층 사이에서 '어쩌면 홍준표가 더 나을수도 있겠다'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특히 홍 후보 특유의 화통화법이 젊은층 유권자들을 사로잡으면서 기존 '앵그리버드'(화난 새) 이미지가 아닌 이른바 '홍준표 2.0'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호평까지 나온다. 심지어 12일에는 국민의힘 대선경선에 후보로 출마했던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홍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직을 사퇴하기도 했다.
당 관계자는 "상승하는 홍 후보 지지율에 대한 여러 얘기가 있지만 상승곡선이 자리를 잡은 것 만큼은 분명하다"며 "이제 홍 후보가 윤석열 후보와 붙어도 세에서 밀리지 않으면서 홍 후보 특유의 '말발'이 먹히는 국면이 됐다'고 평가했다.
여야 대선경선에서 모두 대구경북 출신 인사가 선두로 치고 나오자 지역 정치권에선 역시 대통령의 고장답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구경북은 대통령 직선제로 바뀐 1987년 헌법개정 이후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세 명의 대통령을 배출했다.
특히 여당에서는 추미애 후보가 내부 경선에서 3위로 올라섰고, 국민의힘에서는 유승민 후보가 여전히 잠재력을 뽐내고 있어 이재명·홍준표 후보가 흔들리더라도 백업까지 준비된 형국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다소 이르긴 하지만 간절한 마음으로 지역 출신 여야 후보끼리 대선을 치르는 꽃놀이패를 한 번 기대해 본다"며 "한참 동안 부산·경남 출신 대선주자들이 주목을 받던 시절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라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한덕수 "24일 오후 9시, 한미 2+2 통상협의…초당적 협의 부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