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압수수색은 기습남침"…尹 '고발 사주 의혹' 새 국면

입력 2021-09-10 18:45:25 수정 2021-09-10 21:49:29

국민의힘 "野 탄압" 강력 반발…"야권 유력 대선 후보 흠집내려 마구잡이 수사 진행"
"명백한 의도 가진 정치적 수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른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핵심 당사자인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압수수색 나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관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0일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후보를 둘러싼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김웅 국민의힘 의원실과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의 사무실,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진실 게임'이 새 국면을 맞았다.

차기 대선을 6개월 앞두고 공수처가 야권 유력 주자와 관련한 정식 수사에 착수하자 국민의힘이 "야당 탄압" 프레임으로 강하게 반발하면서다.

공수처는 이날 '고발 사주' 의혹 관련 고발장을 받은지 나흘 만에 대대적인 압수수색으로 본격적인 수사의 신호탄을 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공수처 검사 등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고발하기로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 의원회관 내 김 의원 사무실 앞에서 "우리 당으로 들어온 공익제보를 어떻게 처리하는 건 정당의 문제이지 공수처가 개입할 사안이 결코 아니다"며 "야당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는 지지부진하면서 여당 측에서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는 전광석화처럼 기습남침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또 "이 문제는 실체에 관한 문제다. 울산 선거공작 사건 재판과 진행되는 모습이 너무나 똑같이 닮았다"며 "야권 유력 대선후보를 흠집 내려고 터무니없이 마구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1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1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김웅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압수수색에 들어간 가운데,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당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웅 의원을 타깃으로 한 것이 아니라 결국 '고발 사주' 사건을 공수처가 광속도로 수사해 야당을 겁박하고 야당 유력 대선주자를 꿇어 앉힌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가 없다"며 "이런 야당 탄압, 공수처가 아니라 공범처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1호사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기소 의견 하나 내는데도 미적거리던 공수처가 야당 의원에 대한 수사는 그 어느 때보다 민첩하다는 점에서 공수처의 압수수색과 수사는 명백한 의도를 가진 정치적 수사"라며 "국민의힘은 오늘의 야당 탄압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도 이날 당 선거관리위원회 주최 국민면접에서 "'고발 사주'를 처음에는 기업 사주를 말하는 줄 알았다. 작년 1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검찰 인사로) 제가 대검찰청에 6개월 전 배치한 사람들을 다 쫓아냈고, 주요 수사와 관련된 사람들을 전부 지방으로 보낸 상태였다"며 "사주라는 것이 높은 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하는 것인데, 국회의원이 백수십 명 있는 정당(미래통합당)에 사주했다는 것은 굉장히 악의적인 프레임"이라고 항변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 후보를 향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상 초유의 검당 유착"이라며 "윤석열 사단발 국민의힘의 막장 드라마에 국민의힘이 공동 주연이 되려는 건 아닌가 의심된다. 국민 앞에 하루 빨리 진상을 낱낱이 조사해 보고하고 관련자 전원을 출당시키는 것이 이준석 대표가 해야 할 일"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후보도 "정치검찰과 국민의힘의 유착관계 정황이 드러났다. 윤 후보와 가까운 국민의힘 검사 출신 국회의원들의 개입 정황도 뚜렷해지고 있다"며 "최순실 국정농단처럼 특검과 국정조사로 진실을 밝히고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수사관들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수사관들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 '키맨'으로 지목된 국민의힘 김웅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압수수색에 나선 10일 국민의힘 전주혜 원내대변인이 김웅 의원의 부재 동안 진행된 보좌관 컴퓨터에 대한 공수처의 압수수색 관련 사진을 보여주며 불법적인 압수수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