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해도 용서" 양해 구한 진중권 '압박면접'에 후보들 혼쭐

입력 2021-09-09 18:32:34 수정 2021-09-09 20:57:35

진 "국민들 정권교체 강하게 요구, 희망 메시지 줄 후보인지 검증"
최재형 '작은 정부론' 공약에 "장기표 후보와 뭐가 다르냐"
유승민에는 "안티페미니즘 바람 타려는 거 아니냐"
"국민의힘 폐지는 어떠냐, 국민 대다수 찬성할 것"

9일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9일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국민 시그널 면접'에 참가한 유승민 후보(왼쪽)와 면접관으로 참가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모습이 한 화면에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9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에 대한 '국민 시그널 면접'에서 면접관으로 '송곳 검증'에 나섰다.

진 전 교수는 후보들의 공약을 비롯한 과거 행적 등을 날카롭게 파고들며 '압박면접'에 나섰고 후보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면접 시작에 앞서 "'문재인 정부의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경험하고 한 번도 찍어주지 않은 당을 찍을까 고려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페이스북 게시글을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야권에 정권교체의 사명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는 후보인지 검증에 임하겠다. 다소 무례해도 용서해달라"고 예고했다.

진 전 교수는 첫 순서인 장성민 후보부터 맹비판에 나섰다.

그는 장 후보가 200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 전날 당시 민주당 인사들과 '새천년 NHK 룸가라오케'에 갔던 전적이 문제되자 "5·18은 우리의 영혼이고 생명이다. 그날 노래방 갈 생각이나 하고, 거기 앉아 있을 생각이 들더냐"며 언성을 높였다.

장 후보의 '서울 49개 대학, 수도권 외곽 이전' 공약에 대해서도 "돈만 주면 대학이 합의를 해줄 것 같나. 그건 망상"이라고 일갈했다.

최재형 후보 면접에선 '작은 정부론' 공약에 대해 꼬치꼬치 캐물었다.

진 교수는 "노동시장 개편에 관련된 공약을 보면 장기표 후보와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시간제와 기간제, 파견근로 확대를 대안으로 제시했는데 이런 것이 전형적인 임금착취 방식"이라고 따져 물었고, 이에 최 후보는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유승민 후보의 면접에선 대부분을 '여성가족부 폐지' 이슈로 난타전을 벌였다.

진 전 교수는 유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대해 "여성단체들과 협의하거나 2030 여성들의 견해를 물어보신 적 있느냐"며 "안티페미니즘 바람을 타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홍준표 후보를 향해선 경남도지사 시절 진주의료원을 폐쇄한 것을 두고 날카로운 질문도 던졌다.

진 전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로 공공의료기관이 지방에 필요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진주의료원 폐쇄에 대해 사과하라는 목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 후보의 비례대표제 폐지 공약에 대해 언급하며 "국민의힘을 폐지하는 건 어떠냐. 국민투표에 부치면 압도적 다수가 찬성할 것"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