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與 저격수' 복귀…"기본시리즈 차베스 맞먹어"

입력 2021-09-08 17:45:21 수정 2021-09-08 22:43:52

타깃 이동 잇단 공격…'센 후보와의 맞장' 구도 연출
지지층 결집·대안론 부각 분석…선두 올라선 후 부메랑 우려도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예비후보(오른쪽 세번째)가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를 방문, 코로나19 방역대책 등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갖기에 앞서 이필수 의협 회장(오른쪽 두번째) 등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예비후보(오른쪽 세번째)가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를 방문, 코로나19 방역대책 등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갖기에 앞서 이필수 의협 회장(오른쪽 두번째) 등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내 유력 대선주자를 향하던 '앵그리버드'(홍준표 국민의힘 후보 별명)의 독설이 여당 대선후보에게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각을 보이면서 '본선'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자 타깃을 잠재적 경쟁상대로 바꾼 것이다.

정치권에선 홍 후보(대구 수성구을)가 '여권 저격수'를 자임하는 방식으로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는 한편, 여당에서 가장 '센' 후보와 이른바 '맞장'을 뜨는 구도를 연출함으로써 '대안론'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홍 후보는 8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잘못된 인성으로 가족 공동체를 파괴하고 이젠 허무맹랑한 기본 시리즈로 국민들 사이도 이간질하는 이재명 후보는 그만 각성하고 자중하시기 바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7일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이 지사를 향해 "기본소득, 기본주택 등 기본시리즈를 내세우는데 그야말로 차베스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한 다음날 곧바로 연타를 날린 셈이다.

홍 후보는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언급에 '외교적 결례'라고 반발한 이 지사를 향해 "기껏 한다는 반박이 외교적 결례냐?"며 "정상적 공약으로 대선 치러야한다. 국민은 바보 아니다"고 대응수위를 더 높였다.

지난 1일 당내 유력주자인 윤석열 후보와 흉악범에 대한 사형집행 여부를 두고 필리핀 대통령 두테르테까지 소환하며 거친 설전을 벌였던 모습과 판박이지만 상대가 바뀌었다.

당시 홍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영아 강간·살해범을 사형시키겠다"고 공언했고 이에 윤 후보는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형사처벌과 관련한 사법 집행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좀 두테르테식"이라고 응수했었다.

당내에선 이를 두고 지지율이 상승하는 후보의 자연스런 전략변경이라면서도 이른바 '모두 까기' 작전이 추격 방식으로는 효율적이지만 선두에 올라서고 난 후에는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내부 경쟁자의 위상이 흔들리는 틈을 재빨리 파고 든 홍 후보가 여당 저격수로 나선 것은 시의적절한 전략이지만, 본선의 승패를 가를 중도성향 유권자들이 어떻게 평가할지는 두고 볼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