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18세 이상 성인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70%에 다가가고 있고 접종 완료율도 40%를 넘어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최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접종 속도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가 백신 접종에서도 앞서가는 나라가 되는 것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다. 이른바 '위드(with) 코로나' 추진 방침을 내비치면서 이렇게 얘기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접종 속도' 운운한 문 대통령 발언에 대해 논란이 일자 청와대가 긴급하게 해명에 나섰다. 청와대는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8월 마지막 주 기준 한국의 인구 100명당 백신 접종자가 1.55명으로 세계 1위였다"며 "백신 접종 속도가 그만큼 빨라지고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라고 했다. 자랑거리도 안 되는 수치를 대통령에게 보고한 청와대 참모진도 잘못이거니와 이를 천연덕스럽게 자랑하고 나선 문 대통령도 문제다.
한국의 코로나 접종 완료율은 34.0%로 다른 나라들에 훨씬 뒤처져 있다. 미국 52.0%, 프랑스 60.1%, 독일 60.4%, 캐나다 67.0% 등에 크게 떨어지고 일본의 47.2%보다도 낮다. 미국 등은 희망자 접종이 대부분 이뤄졌고 백신 기피자에 대한 접종을 독려하는 상황이다. 이런 사실을 외면한 채 문 대통령이 특정 시기에 한국이 1위였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자화자찬을 한 것은 후안무치하다.
6일 하루 동안 1·2차를 통틀어 접종자가 136만여 명이나 됐다. 하루 100만 명이 훨씬 넘는 인원을 접종할 수 있는 의료 인프라가 확인된 것이다. 접종을 시작한 지 190일이 넘은 만큼 백신만 충분히 확보해 하루 100만 명씩 접종했다면 희망자 대부분에 대한 접종을 완료했을 것이다. 정부가 백신 확보에 실패한 탓에 접종 자체가 늦었고, 백신 수급 차질로 접종을 하지 못한 날도 있었고, 이런 이유로 접종이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진심이 담긴 사과는 하지 않고 지엽적인 수치를 앞세워 자랑한 문 대통령에 국민은 또다시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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