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환수 프로의 골프 오디세이] <66>스윙멘탈의 중요성

입력 2021-09-09 14:30:00

너무 많은 생각과 판단은 스윙멘탈을 무너뜨린다. 근육의 움직임을 우직하게 믿어보자.
너무 많은 생각과 판단은 스윙멘탈을 무너뜨린다. 근육의 움직임을 우직하게 믿어보자.

시합이나 내기골프에서 멘탈은 얼마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까. 필자의 판단으로 아마추어와 프로의 멘탈 비중은 큰 차이가 난다. 언뜻 프로들의 멘탈 영역이 훨씬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필자는 프로보다 아마추어들의 멘탈이 월등하게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단언한다.

무대를 예로 들면 조명과 관객 등이 빼곡한 상태에서 늘상 연습을 했던 프로배우는 찾아든 많은 고객들로 흥분된 기분좋은 상태를 경험하며 자신의 연기 기량을 평소보다 더 활기차게 쏟아놓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연습도, 무대장치에 익숙하게 서 보지 않은 아마추어 일반인들이 급작스레 무대에 올라간다면 흥분보다 공포와 두려움에 질려 대사 한 마디도 정상적으로 떠올리기 어려울 것이다.

만약 아마추어 일반인이 프로배우처럼 비슷하게 흉내라도 낼라치면 무조건 무대에서 실전처럼 밤낮으로 연습하고 두려움과 공포를 제거하는 부단한 노력이 뒤따라야만 한다.

골프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분석하면 아마추어가 프로들보다 월등하게 멘탈의 영향을 받는 것은 불문가지다.

그렇다면 무조건 무대라고 비유한 골프장을 무작정 빈번하게 방문한다고 멘탈이 강화될 것인가 의문을 가져본다. 즉답은 일견 정답이지만 부정적인 부문이 상당 비율로 존재한다.

골프에서 환경에 대한 멘탈 강화는 잦은 골프장 출입으로 극복할 수 있지만 스윙에 대한 멘탈적 요소는 잔디가 있는 골프장의 단순 출전으로 모두 이겨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마추어 골퍼의 경우 골프장을 많이 출입한 경험이 그렇지 못한 골퍼보다 티박스나 그린에서 떨림이 적은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긴장이 사라졌다 손치더라도 단순 스윙에 대한 멘탈은 여전히 숙제로 남는 영역이다.

일반적으로 골프의 멘탈은 주변 환경이나 소음 등으로 폭좁게 정의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멘탈은 어드레스에서 백스윙, 다운스윙 피니시까지 이어지는 스윙에서 볼의 구질과 방향, 탄도등 기량을 확인하는 데 절대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하는 스윙멘탈이다.

프로들은 평소 부족한 특정영역의 기량이 생겨날 때 필드에서 오로지 그것 한가지만 떠올리며 스윙을 완결한다. 그렇지만 아마추어들은 티박스에서 어드레스자세부터 테이크 어웨이 과정, 백스윙 손목각도, 다운스윙에서 하체의 움직임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영역에 대한 생각과 판단을 떠올린다.

게다가 임팩트 순간에는 세게 쳐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며 한 번의 스윙 사이클을 완성하게 된다.

세상 걱정을 불과 2~3초 사이에 모두 담아 힘차게 휘두른 클럽은 여지 없이 뒷땅이나 토핑, 아니면 헛스윙으로 주변을 겸연쩍게 만들기 일쑤다. 몰입과 집착이 고스란히 드러난 수많은 판단과 생각은 스윙멘탈을 여지없이 무너뜨리고 만다.

스윙멘탈이란 멘탈이 없는 멘탈을 의미한다고 해도 무방하다. 즉 생각하지 말라는 충고다. 오히려 생각이 당신의 스윙을 갉아 먹는 최대의 적임을 인정해야 한다.

스윙멘탈의 강화는 바라보고 있으되 보질 않는 것이고 뇌에서 생각이 일어나되 잠재우는 것이 진정한 비법임을 깨우쳐야 한다. 바보 같은 근육의 움직임을 우직하게 믿는 스윙멘탈이 이뤄질 때 비로소 난공불락의 골프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는 점을 환기하자.

골프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