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대구 경제부시장

입력 2021-09-07 05:00:00

김교성 디지털 논설위원
김교성 디지털 논설위원

대구시 경제부시장 자리가 정치적으로 오염된 느낌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취임 후 민선 6기를 시작하면서 직제 개편을 통해 정무부시장을 경제부시장으로 명칭을 바꾸었다.

그런데 이후 4차례 단행한 경제부시장 인선을 보면 왜 그렇게 했는지 수긍이 가지 않는다. 권 시장은 대구가 경제적으로 처한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고자 했을 것인데, 경제부시장들은 하나같이 정무적인 면을 고려한 인사였다.

제3대 홍의락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퇴임 4일 만인 5일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이재명 경기도지사 지지 선언을 했다. 재임 기간이 1년 2개월로 길지 않았기에 그에 대한 객관적인 능력 평가는 어렵다. 민주당에서 국회의원을 역임한 그가 여당 인맥과 경력을 살려 대구·경북 협치의 주춧돌을 놓았다는 게 대구시 평가다.

그러나 홍 전 부시장이 애초부터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었다는 비난이 많다. 정치적 성향이 다른 만큼 권 시장이 그를 영입하지 말았어야 했고, 그는 부시장을 맡지 않는 게 바람직했다는 것이다. 홍 전 부시장이 퇴임 후 곧바로 여당 대통령 후보 도우미로 나서면서 대구시가 그에게 정치 경력을 더 쌓아준 셈이 됐다.

초대 김연창 경제부시장은 2011년 2월 김범일 대구시장이 정무부시장으로 임명한 인물이다. 2018년 7월 퇴임할 때까지 8년간 근무한 그는 대구시 최장수 부시장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권 시장이 새로 마련한 자리에 김 전 부시장을 그대로 앉힌 건 실패작이다. 그는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돼 1, 2심에서 징역 5년 등을 선고받았다. 권 시장이 그를 교체하지 않은 이유는 공무원 조직을 다지려는 방편이었다. 다음 시장 선거를 내다본 정무적인 조치로 볼 수 있다.

제2대 이승호 경제부시장은 중앙정부와 대구시에서 근무한 전형적인 관료로 행정부시장에 적합한 인물이었다. 지난 3일 대구시가 내정한 정해용 제4대 경제부시장은 대구시의원을 두 차례 지냈고, 권 시장 밑에서 6년간 정무조정실장과 정무특보를 역임했다.

권 시장은 임기 내내 선거판에 도움을 줬거나 도움이 될 만한 인사를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의 정치적인 셈법이 내년 선거에서도 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