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대구경북, 뉴욕 지렛대로 전 세계로 뻗어가야

입력 2021-08-09 15:54:18 수정 2021-09-06 16:33:59

포스트 코로나 시대, 나노 및 BT 응용 아이템 폭발적 성장할 듯
서진형 세계한인무역협회 명예회장

대구 출신 서진형 세계한인무역협회 명예회장
대구 출신 서진형 세계한인무역협회 명예회장

뉴욕은 가을이 빨리 온다. 8월이면 조석으로 서늘해진다. 중소기업 주재원으로 40년 전에 뉴욕에 처음 왔을 때부터 늘 그래 왔다. 뉴욕의 위도가 북한의 중강진과 같다는 걸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그제서야 이해가 된다는 표정을 짓는다. 여름이 아무리 더워도 가을이 오듯이 코로나(Covid-19)도 언젠가는 끝이 날 테고, 인류는 그 이후를 잘 준비해야 한다.

모든 나라나 도시도 그렇겠지만 특히 내 고향 대구는 더 다부지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40년 동안 뉴욕에서 유대인들과 부대끼면서 비즈니스를 해왔고, 세계한인무역협회 회장(2005~2006년)을 맡으면서 전 세계를 누벼왔던 경험들이 코로나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대구 지역 기업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을까 해서 기고를 결심했다.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대구를 잘 한번 들여다보자. 대구라는 도시가 세계 속에 살아남고, 또 발전해야 하는 이유를 찾아야 한다. 세계 모든 나라의 제2, 3 내륙도시들은 발전에 한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구는 최고의 자산인 우수한 인재들을 바탕으로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

디지털혁명 시대에 대구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평생 뉴욕에서 장사꾼으로 유대인들과 교류하고 지내면서 그들이 어떻게 미국의 핵심으로 성장했는지를 똑똑히 봤다. 그 핵심은 바로 교육이다.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고 자녀 교육을 위해 많은 것을 투자하는 대구 사람들의 교육열은 유대인들과 상당히 닮아 있다. 역사적으로 대구경북에 있던 서원들은 현대적 의미로 보면 대한민국 최고의 두뇌 집단이면서 연구원(소)이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이제 새로운 출발선상에서 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의 구조 개편이 시작되었다. 세계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기준을 가지고 새 출발선에서 뛸 준비를 하고 있다. 오랫동안 무역 현장에 있으면서 결국 고객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물건들을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는지 봐 왔고, 늘 고민했다.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상품화하고 개발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할 때이다.

한 예로 에어컨의 탄생을 기억해 보자. 전 세계가 청결에 대한 개념이 획기적으로 바뀌게 된 것은 에어컨 발명 덕분이었다. 지금부터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로부터 해방되기 위해서, 나노(Nano) 및 BT(Bio Technology)를 응용한 분야의 아이템들이 폭발적으로 나오게 된다. 건강 면역체계를 강화하고, 보강하는 쪽으로 한동안 열풍이 일어날 것이다.

20년 전 조해녕 전 대구시장을 뵙고 대구 발전에 대한 건의를 드린 적이 있다. 그 후로 훌륭하신 시장들께서 방향을 잘 잡고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여 오신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세계 속에 대구는 그리 많이 알려져 있지는 못하다. 세계의 경제수도라고 할 수 있는 뉴욕과의 네트워크나 교류도 부족했다.

대구와 뉴욕을 바로 잇는 고속도로를 놓기를 희망한다. 보수적인 경상도 사람들이 일본으로는 많이 진출했다. 그런데 아쉽게도 뉴욕으로는 가장 늦게, 그리고 가장 적게 진출했다. 코로나 이후 대구의 수출 기업들은 뉴욕을 기반으로 해서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필요하면 뉴욕에 있는 호텔을 하나 매입해서 대구경북 출신 기업인들의 활동 근거지로 만들 수도 있다.

나는 확신한다. 사람이 자산인 내 고향 대구는 전 세계로 뻗어갈 수 있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도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