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최정우 포스코 회장 연임결정, 역대회장들 처럼 당연한 수순

입력 2020-12-30 14:04:37

경제계 인사들 "'잘한 회장님'으로 평가받고 싶다면 지역가치경영 필요"

박승혁 경북부 기자
박승혁 경북부 기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지난 11일 이사회에서 연 매출 64조원에 달하는 세계 5위 철강 회사(2019년 조강량 기준)를 다시 한번 이끌 기회를 얻었다.

내년 3월 주주총회가 남았지만 최 회장을 최고경영자 후보로 추천하는 안건이 이사회에서 통과한 마당에 차기회장은 따 논 당상이다.

그런데 이같은 이사회 판단을 놓고 악평과 호평이 엇갈린다.

최 회장 연임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임기 중 실적부진과 계속된 인명사고 때문이다.

포스코는 2분기 창립 이후 첫 영업 손실(별도기준)을 기록한 뒤 3분기 흑자전환(2천619억원) 했지만 평가는 박하다. 흑자전환이라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5% 줄어든 실적에다 그 과정에서 '마른수건에 물 짜는' 경영을 한 탓이 크다.

협력사에 주는 일감과 시설 등 정비부문 발주를 줄이고 교육지원과 같은 지역환원사업을 축소한 것도 악평의 단초가 됐다.

최근에는 설비 정비에 돈을 제때 투입하지 못해 사고가 이어진다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안전사고는 임기 내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최 회장은 취임 직후인 2018년 5월 1조1천억원 규모의 안전분야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올해 어땠는가. 지난 7월 광양제철소 크레인 작업노동자 사망과 화재 및 폭발을 비롯해 ▷8월 아르헨티나 염호공장 파견노동자 사망 ▷11월 광양제철소 폭발로 포스코 직원 등 3명 사망 ▷12월 포항제철소 협력직원 교통사고 사망과 추락사 등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연임을 사실상 결정지은 것은 최 회장이 취임 후 경영이념으로 내세운 동반성장, 청년취업 및 창업 지원 등 '기업시민' 활동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또 이차전지소재인 양·음극재 생산 능력을 확대하며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를 계속한 점도 긍정적이다.

포스코가 '간판을 바꿔달았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철강에 초점을 둔 사업구조를 비철강·신성장 사업으로 바꾸는데도 성공했다. 최근 최 회장은 이차전지소재사업 가치사슬 구축하고 2030년 시장 점유율 20%, 연매출 23조원 달성을 선언했다.

하지만 지역 경제계는 최 회장의 평가에 별다른 감흥이 없다.

한 인사는 "잘잘못에 따른 평가보다는 정부와의 관계에 의한 자리라는 인식 때문인지 이번에도 역대 회장들처럼(연임성공→중도사퇴) 연임은 예상했다"면서 "다음 수순이 중도사퇴라고 한다면 이번만큼은 이를 앞만 보며 소신있게 일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면 어떨까한다. 공장을 낀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포스코, 할일은 자명하다. 이는 최 회장이 더 잘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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