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음악창의도시 대구

입력 2020-12-19 06:30:00

음악창의도시 대구 / 손태룡 지음 / 영남대 출판부 펴냄

1964년 창단된 대구시립교향악단(초대 상임지휘자 이기홍)은 그해 12월 KT홀(현 대구콘서트하우스 자리에 있었던 대구공회당 건물로 KBS대구방송국 공개홀)에서 창단 공연을 했다. 영남대출판부 제공
1964년 창단된 대구시립교향악단(초대 상임지휘자 이기홍)은 그해 12월 KT홀(현 대구콘서트하우스 자리에 있었던 대구공회당 건물로 KBS대구방송국 공개홀)에서 창단 공연을 했다. 영남대출판부 제공

이 책은 저자가 2003년부터 최근까지 대구지역 음악사와 관련해 연구한 결과물을 엮은 것이다. 대구의 전통음악과 서양음악을 함께 다뤄 대구가 지닌 음악적 역량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갖도록 했다. 특히 저자가 오랜 세월동안 어렵게 찾은 귀한 도상학적 자료를 많이 제시해 음악문화사적인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는 저서다.

이 책은 '제1부 대구음악사 탐구'와 '제2부 대구음악사 이야기' 등 크게 두 부문으로 나눠져 있다. 제1부 대구음악사 탐구에는 10여 편의 연구 논문이 실려 있고, 제2부 대구음악사 이야기에는 논단의 주제가 되는 내용이 수록돼 있다. 대구음악사 탐구는 저자가 연구해 밝힌 내용이고, 대구음악사 이야기는 저자의 음악적 생각을 정리한 것과 인터뷰한 것으로 꾸몄다.

제1부 대구음악사 탐구에는 16편의 지역음악 탐구 결과가 실려 있다. 전국에서 최초로 관현악 반주로 4·19혁명을 기리는 창작 음악회 및 음반을 비롯해 지금까지 이야기로만 듣던 동요곡집 '중중쎄쎄중'(윤복진 작사, 박태준 작곡)을 소개한다. 또 작곡가 김진균의 묻혀 있었던 20여 곡의 가곡 작품도 소개한다.

특히 '4·19혁명가요'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1960년대 대구의 문학가와 음악가는 매일 중구 향촌동 등 시내에 모여 막걸리잔을 기울였다. 이러한 생활상은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 서울의 문화예술인들이 대구로 피란을 오면서부터 비롯되었다.(중략) 대구의 문학인과 음악인이 힘을 합쳐 문학가는 시를 짓고 음아가는 곳을 붙여 발표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중략) 대구시인이 시를 짓고 대구음악가가 작곡하고 대구성악가가 노래한 4·19혁명가요는 모두 6곡이다. 신동집 작사 하대응 작곡 신경진 노래 '빛나던 사월', 전상렬 작사 안종배 작곡 남정희 노래 '하늘이 안다', 박훈산 작사 박기환 작곡 백남영 노래 '민주전사', 김장수 작사 백남영 작사 백남영 노래 '아! 4·19', 서정희 작사 이기홍 작곡 신경진 노래 '사월은 진달래', 이민영 작사 안종배 작곡 신경흥 노래 '사월의 꽃'이었다. 한편 '아! 4·19'는 이미 그해 5월 29일자 '대구매일신문' 일간지에 '4·19의 노래'로 보도됐다."(71쪽)

이 책에서 저자는 지역의 음악연구 현황과 전망을 살펴보면서 대구음악박물관 건립과 관련해 음악자료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이와 함께 1899년 9월 미국 미시건주래피어에서 출발한 피아노가 부산에 도착해 낙동강을 타고 1900년 3월 대구로 들어온 역사적 사실도 자세하게 조명한다.

이 밖에 대구음악협회가 주최하는 대구음악제에 대한 의견과 함께 대구지역에서 펼쳐진 전통음악과 경상감영을 중심으로 한 활동에 대해 고찰한 4편의 연구도 실려 있다. 또 지역 전통가곡과 관련지을 수 있는 '정과정삼기곡'과 '만대엽'의 관계에 대한 모색과 칠곡 출신의 명창 박귀희 선생의 판소리에 대한 토론문도 수록돼 있다.

제2부 대구음악사 이야기에서는 30여 편에 이르는 저자의 음악적 견해와 대구음악사와 관련한 인터뷰, 대구오페라 역사 및 대구음악가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특히 대구음악사 이야기에 평소 생각하고 있었던 대구음악사에 대한 내용을 모두 들어낼 수 있어 마음이 후련하다"고 했다. 782쪽. 3만5천원

▷저자 손태룡은

음악이론가 손태룡은 '대구의 전통음악과 근대음악'(2018), '박태준 악곡연구'(2013), '한국음악의 이해'(2007), '음악이란 무엇인가'(2006), '사진으로 읽는 음악사'(2006), '한국의 음악가'(2003), '한국의 전통악기'(2003), '한국음악논저'(2002) 등의 저서를 냈다. 현재 학회 활동과 집필, 강연을 하고 있다.

책
책 '음악창의도시 대구'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