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을 쓴다는 것은 오랜 세월 속에 묻힌 자아를 찾는 과정이었다. 퍼즐을 맞추듯 조각을 이어 갈 때마다 감추고 싶은 것까지도 양각이 되어 또렷하게 드러났다. 묵혀 둔 밭을 갈 듯 마음을 다잡았으나 글쓰기는 미로에서 헤매는 꼴이었다."(본문 중에서)
38년간 공직에 몸담았고 현재는 대구 달성문화재단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지은이의 세 번째 수필집이다.
수필의 내용은 올해 봄을 강타한 코로나19로 이슈가 된 대구 지역의 인식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지은이는 어릴 적 어려운 일을 당하면 서로 도우며 희생하던 동네 이웃의 모습과 2020년 코로나19로 기피와 혐오의 대상이 된 대구의 모습을 대조하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올 봄 사람들은 입으로 공존과 배려를 말하며 함께 극복해 가자고 했지만 대구에 대한 혐오는 생각 이상으로 심각했음을 우회적으로 말하고 있다.
일상의 소소한 경험을 작가적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는 33편의 글들은 우리가 살면서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혹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행동이나 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끔 만들고 참된 사랑이나 배려가 어떠한 것인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같은 말을 들어도 무심하게 들으면 한갓 잡담에 지나지 않지만, 관심을 갖고 들으면 감성이 살아나고 심장이 뛰며 마음이 요동친다. 사랑도 다르지 않다. 상대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다. 보이지 않지만 삶의 가장 소중한 것이다."
그렇다. 지은이는 글을 통해 자칫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무례와 오만을 꾸짖고 있다.
스스로 글쓰기는 마음의 잡초를 뽑아내는 기회와 과정이라면서 글이라는 창을 통해 지나온 길을 반추하고 있는 지은이의 가족 사랑과 지역 사회에 대한 깊은 애정이 심금을 울리고 있다. 160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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