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가 정말 오랜만에 선보인 걸그룹 '에스파(aespa)'는 시작할 때부터 독특한 콘셉트로 무장했다고 홍보를 엄청 해 댔다. 그 독특한 콘셉트란 바로 '아바타' 시스템. SM은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아티스트 멤버와 '가상 세계'에 존재하는 아바타 멤버가 현실과 가상의 중간 세계인 '디지털 세계'를 통해 소통하고 교감하며 성장해가는 스토리텔링"이라고 에스파의 콘셉트를 설명하고 있다.
읽기만 해서는 감이 잡히지 않는 이 콘셉트를 한 번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하자. 첫 번째, 이 콘셉트가 정말 새로운 것인가? 나의 대답은 '절대 아니오'다. 이 콘셉트는 이미 유명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LoL)를 만든 미국의 라이엇 게임즈에서 만든 걸그룹 'K/DA'가 원조다. 캐릭터의 목소리를 맡은 가수 중에는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멤버 소연과 미연도 포함돼 있어 한국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에스파 또한 각 멤버와 그 멤버의 아바타 캐릭터가 짝을 이루고 있는 구조인데, 이 구조 자체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두 번째, SM은 아바타를 잘 활용하고 있는가? 이 대답 또한 '절대 아니오'다. 에스파의 데뷔곡 '블랙맘바'를 뮤직비디오, SM이 자체적으로 만든 데뷔무대, KBS '뮤직뱅크'에 올라온 무대 영상으로 접했다. 그런데 어느 곳에서도 멤버의 아바타가 활동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사전정보 없이 에스파를 접했다면 아바타의 존재가 있는지도 모를 정도다.
그런데 K/DA의 경우 인천에서 열렸던 2018년 LoL 챔피언십 오프닝 공연에서 각 캐릭터와 해당 캐릭터의 목소리와 노래를 맡은 가수를 모두 무대에 세웠다. 어떻게 이게 가능했을까. 유튜브에 있는 무대 영상을 보면 가수는 가수대로 공연을 하고 그 대형에 맞게 캐릭터를 3D 애니메이션으로 배치했다. 실제 무대 위에는 캐릭터가 보이지 않지만 무대 양 옆 화면을 보면 캐릭터와 실제 가수가 함께 공연하는 것처럼 보인다.
생각해보면 SM의 이러한 콘셉트 계획은 항상 용두사미로 끝이 났다. '엑소'의 사례만 봐도 'MAMA'(마마)로 데뷔할 때는 평행 우주, 생명의 나무 등을 운운하며 장대한 세계관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새로운 세계관을 구축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세계관이 이 그룹을 이해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수준이 됐다. 오히려 SM의 아이돌들은 회사가 구축해놓은 세계관이 흐려져야 자신들의 음악이 드러나는 아이러니가 발생해왔다.
마지막으로 에스파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정리해보도록 하자. 노래만 들으면 준수한 데뷔곡이다. 다만, 가사를 이해하기 힘들텐데, 그 때는 유튜브에 멤버와 연결된 아바타와의 대화를 다룬 티저 영상을 찾아보면 된다. 하지만 오글거림을 피하기는 힘들 것이다.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