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전태일 50주기 … 책으로 그를 만난다

입력 2020-11-19 11:19:33

아, 전태일!/ 안재성 등 지음/ 목선재 펴냄
왜 전태일인가/ 송필경 지음/ 살림터 펴냄

노동운동가 전태일. 매일신문DB
노동운동가 전태일. 매일신문DB
지난 12일 대구 중구 남산동 2178-1번지 한옥에서 사단법인
지난 12일 대구 중구 남산동 2178-1번지 한옥에서 사단법인 '전태일의 친구들' 주최로 열린 전태일 문패 달기 행사에서 전태일 열사 동생 전태삼 씨가 눈물을 글썽이며 문패를 들어 보이고 있다. 매일신문 DB

노동운동가 전태일(1948~1970) 열사의 50주기를 맞아 그의 삶을 조명하는 책이 잇따라 나왔다.

지난 13일은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분신한 지 50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전태일 열사는 이날 "근로기준법을 지켜주고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기고 스스로 몸에 불을 붙였다.

◆아, 전태일!

아, 전태일!
아, 전태일!

안재성 소설가와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맹문재 안양대 국문과 교수, 박광수 영화감독, 윤중목 시인 등 5명은 '아, 전태일!'(목선재)을 함께 출간했다.

이들은 전태일을 주제로 4개 분야를 정하고, 이를 나눠 집필했다.

1부 '전태일 약전'(안재성)은 전태일의 삶을 그려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2부 '전태일과 한국사회'(이병훈)는 전태일의 죽음이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과 사회의 진보를 이끌어오는 과정을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다.

이 교수는 전태일의 분신 직후 노동자의 인권 보장과 근로조건 개선 등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대학생들의 목소리가 커진 것에 주목한다. 그는 전태일의 분신이 "국가 주도의 경제개발에 희생돼 온 노동자 삶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노동문제의 심각성을 고발함으로써 사회적 관심을 널리 불러일으켰다"고 설명한다.

3부 '전태일과 한국문학'(맹문재)에선 "만약 전태일이 기회가 되어 문학 공부를 했다면 분명 시인이나 소설가가 되었을 것"이라며 그의 일기 등에 나타난 문학적 글들을 소개한다. 이후 한국 문학에 나타난 노동 소설과 시 등을 살핀다. 4부 '전태일과 한국영화'는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연출자인 박광수 감독과 시인이자 영화평론가인 윤중목의 대담을 정리한 내용으로 이뤄진다.

지은이들은 서문에서 "'나를 버리고 나를 죽이고' 간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그가 세상을 떠난 지 똑 50년이 됐다. 그의 50주기를 기리기 위해 사명을 다해 만든 이 책이 전태일을 사랑하고 기억하는, 그러므로 전태일의 친구인, 이 땅의 가슴 뜨거운 사람들 모두에게 부디 아름다운 책으로 오래오래 읽히기를 소망해 본다"고 했다. 344쪽, 1만8천원.

◆왜 전태일인가

왜 전태일인가
왜 전태일인가

이 책은 전태일 분신 50주기에 출간된 새로운 전태일 평전이다.

송필경 사단법인 '전태일의 친구들' 이사는 평전 '왜 전태일인가'에서 '전태일 정신'을 '어린 여성 노동자를 향한 연민'이라고 표현한다.

전태일이란 존재는 우리 시대 지혜의 원천이었고, 도덕적 사유의 모범이었고, 시대의 희망이었고, 불가능을 희망으로 바꾼 사랑의 실천가였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전태일을 노동운동가나 노동 투사로 한정한다면 그의 정신 크기를 과소평가하게 된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책에는 저자가 전태일의 막내 동생 전태리 씨를 올해 2월 인터뷰한 내용도 담겼다. 전씨는 "오빠는 너무 큰 존재였어요. 모든 걸 전부 얘기하면 제 요구를 다 들어줬어요"라고 했다.

저자는 전태일이 살았던 대구 남산동의 집을 전태일 기념관으로 만들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저자는 "전태일은 깊고 넓은 마음에 따뜻함을 가득 담은 인간이었다"며 "전태일의 연민과 무차별적인 이타심은 이기심만 존재하는 정글 자본주의와 전혀 어울릴 수 없는 바보 행위 그 자체였다"고 적었다. 236쪽, 1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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