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할 곳 없나요? 학점이수·스펙 채워야 하는데…"

입력 2020-11-19 16:06:52 수정 2020-11-20 06:19:51

지난달부터 재개관한 복지관, 자원봉사 받기 시작했지만 인원 대폭 줄여
모집인원은 한자릿 수인데 신청인원은 두자릿 수 넘어, 경쟁률 20대 1
온라인 멘토링, 모자 뜨기, 마스크 제작 등 비대면 봉사활동 진행하기도

지난 9월 대학생들이
지난 9월 대학생들이 '마스크 쓰GO 운동' 을 홍보하는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봉사활동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입니다. 대구에 봉사활동할 곳이 없어 부산 등 타 지역 봉사까지 알아보고 있어요."

졸업을 앞둔 대학생 이모(24) 씨는 취업 준비에 난항을 겪고 있다. 평소 가고 싶던 회사의 입사공고가 뜬다는 소문에 부족한 스펙을 채우고자 봉사활동을 찾아 나서보지만 구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복지시설 활동 도우미 등 모집인원은 한 자릿수인데 신청 인원은 50명이 넘는 등 이 씨는 매번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있다.

봉사활동 자리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복지관 등 시설들이 일제히 문을 닫게 되면서 봉사활동 모집 인원도 확 줄어든 탓이다. 봉사활동 이수가 급한 학생들이 대거 몰리며 경쟁률마저 심해지고 있다.

1365 자원봉사포털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대구에서 자원봉사에 참여한 인원수는 49만858명.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05만1천222명에 비해 53% 감소한 수치다.

정부의 거리두기 방침 완화에 따라 지난달부터 자원봉사자들을 받기 시작한 복지관 등 일부 시설도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봉사 인원을 대거 줄였다. 한정된 시설에 봉사자들이 대거 몰려 봉사활동 신청 접수가 금세 마감되기 일쑤다. 공고 2~3일 안에 모집인원이 금방 차 버린다는 게 대구시자원봉사센터 관계자의 귀띔이다.

대학생들이 대거 참여하는 교육봉사의 경우 경쟁률은 더욱 세다. 학점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교육봉사 시간이 필요한데 장애인, 저소득층 자녀 교육봉사 자리는 한정돼 있다.

중구의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센터가 재개관해 5명의 학습보조 선생님을 뽑기로 했다. 20명 넘는 인원이 지원했다. 본인의 상황이 급하다며 봉사자를 더 늘려주면 안되겠냐고 하소연하는 학생도 있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자 아예 비대면 봉사활동으로 방향을 틀기도 한다. 간호학과 졸업을 앞둔 정모(25) 씨는 "교수님과 논의해 병원 봉사를 못하는 대신 '아기 모자 만들어주기' 등 집에서 진행할 수 있는 봉사활동으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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