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키우기 참 힘든 경북도청 신도시

입력 2020-11-12 15:29:43

각 기관 청사 조경수 관리에 애 먹어…안동시·예천군, "가로수 다수 고사…보식 필요"
신도시 토질이 찰흙 같다는 분석 잇따라

경북도청 도청신도시 내 고사한 가로수 밑동만 남아 있는 모습. 박영채 기자
경북도청 도청신도시 내 고사한 가로수 밑동만 남아 있는 모습. 박영채 기자

경북도청 신도시에서 나무 키우기 참 힘들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도청 등 각급 기관과 안동시·예천군이 청사 조경수, 가로수 등 나무 관리에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도는 신청사를 건설하며 12만5천여㎡에 키 큰 교목(喬木) 4천860주, 관목 27만4천171주를 심었다. 하지만 2016년부터 2년 동안 전체의 10%가량인 교목 574주, 관목 2만9천174주를 하자보수했다.

문제는 이후에도 일부 나무가 고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청 내부 순환도로변 가로수(느티나무) 다수는 말라죽어 경북도가 지난해 41주를 새로 심었다. 같은 해 이팝나무 등 교목 45주, 관목 1천800주도 뽑아내 보식했다. 올해 안동의 대표적 향토기업인 대원석유 고(故) 조동휘 명예회장 가족이 기증한 주목 등 150여 그루도 생육이 부실, 경북도의 고심이 깊다.

원인으로는 도청신도시 토질이 꼽힌다. 경북도는 2016년, 2019년 두 차례 안동시농업기술센터에 의뢰해 토양검정을 했는데 점성이 높은 점토질 토양이라 배수가 매우 불량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과거 논이었던 곳에 신도시를 조성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규모 성·복토를 통해 평탄화하고 도시를 만든 다른 신도시와 달리 자연환경을 고스란히 유치한 채 조성한 도청신도시는 논흙 위에 지은 도시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신도시 1단계 조성부지를 이관받은 안동시, 예천군은 가로수 고사가 잇따라 속을 썩이고 있다. 안동시는 도청 정문과 천년숲 사이 도로변 가로수(느티나무) 80여 주 대부분이 고사해 내년에 수억원을 들여 전부 새로 심어야 할 처지다.

예천군은 2018년 고사한 가로수 63주(왕벚나무 19주, 메타세쿼이아 44주)를 새로 심었지만 워낙 고사한 가로수가 많아 지난해와 올해에는 보식 예산을 세우지도 못했다.

이에 따라 1단계보다 훨씬 넓은 신도시 2·3단계 조성 과정에선 토질을 제대로 분석한 뒤 조경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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