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영향] 탄소조정세·친노동 정책은 자동차·석유화학·철강 등에 부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제46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를 선언하면서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트럼프 재선보다는 바이든의 당선이 우리 경제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가 고수해온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 기조가 약해지고 민주당이 추진하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실행에 옮겨지면, 수출 의존도 높은 한국 경제가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은 "바이든 당선, 韓성장률 0.4%p↑" 분석
한국은행은 미국 대선 직전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가 당선되면 대미(對美) 무역 흑자국들과의 통상 마찰이 확대되겠지만, 바이든이 승리하면 우방국과의 관계 회복과 다자간 체제 복원을 통해 글로벌 무역심리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계속되는데는 변함 없더라도 바이든은 동맹국과의 협력도 중시할 것이란 발언을 계속해 왔기 때문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수출은 세계 교역량에 탄력적인데 한국-중국-미국으로 이어지는 교역 가치사슬이 회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바이든과 민주당이 내놓은 경기 부양책 규모가 2조2천억 달러로 트럼프의 공화당보다 더 크다는 점도 우리 경제에 호재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p) 오르면 한국의 수출과 경제(GDP) 성장률에 각 2.1%p, 0.4%p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도체 '중국 규제' 반사이익 계속 볼까
우리 수출 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분야는 앞으로도 미·중 갈등의 핵심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다. 바이든 역시 국익을 중심에 두고 중국과의 갈등 구조를 이어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 규제가 불확실성을 키우긴 하지만 마이너스 요인으로 볼 일만은 아니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이든의 칼날이 우리 기업을 직접적으로 겨냥하지만 않는다면 대중국 규제가 국내 반도체 등 ICT 기업에 악재가 되는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산업연구원은 바이든이 당선되면 '미국인에 의한 미국 내 제조'를 강령으로 내세워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5G 등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 산업의 미국 중심 공급망 강화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행인 것은 여기에 일부 국내 기업이 참여할 여지가 열려있다는 점이다.
반대로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가 실리콘밸리 기업들과의 끈끈한 친분을 바탕으로 미국 반도체 및 IT기업 육성과 보호정책을 강화할 경우에는 미국내 기업들과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 기업들에게 불이익이 될수도 있다.
◆제조업계, "바이든 환경·노동정책 부담"
국내 제조기업들은 바이든 당선인이 강조하는 환경·노동 정책이 새로운 통상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에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수소차·전기차 등 친환경차 확대에는 긍정적이지만 연비 등 전체적인 환경 규제 강화로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법인세와 최저임금 인상, 노동자 보호법 강화 등을 내세운 바이든의 당선으로 미국 현지 공장 운영 비용이 늘어나는 것도 걱정해야 한다.
환경문제에 민감한 석유화학이나 철강 등의 업종의 경우 탄소조정세 도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탄소를 빌미로 관세를 물게 되면 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추가 설비 투자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반면 친환경 정책으로 인해 우리 전기·수소차 시장이 더욱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과,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계의 수요 증가란 점은 호재다.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정책 강화도 우리 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전망이다.
◆증시 "장미빛 전망 솔솔"
바이든의 승리에 국내 증시에도 장밋빛 전망이 나오면서 연말 랠리 기대감도 부풀어오르고 있다.
아직 트럼프 대통령이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면서 변수는 남아있지만, 최악의 시나리오였던 '대선 장기화' 가능성은 급격하게 낮아졌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지난 4년간 코스피가 전 세계에서 가장 소외된 증시 중 하나였다는 점에서 바이든 당선으로 연말 랠리 등 되돌림이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공화당이 상원을 가져가면서 바이든 집권 시 경기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지적됐던 기업 증세와 규제에 대한 우려는 조금 희석됐다.
바이든 승리로 달러 약세 및 원화 강세 현상은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일각에선 현재 1천120원대인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1천100원 근처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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