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떠난 영화배우 숀 코너리는 '영원한 제임스 본드'로 불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영화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를 연기한 배우 중 최고로 선정됐다. '007 살인번호' 등 7개 작품에서 제임스 본드를 연기하며 인기를 끌었다. '장미의 이름' '언터처블'로 영국·미국 아카데미 연기상을 받는 등 다양한 영화에서 명연기를 선보였다.
개인적으로는 숀 코너리 영화 가운데 '왕이 되려던 사나이'(The Man Who Would Be King·1975)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루디야드 키플링의 동명 원작소설을 존 휴스턴 감독이 영화로 만든 이 작품은 권력욕과 오만이 인간을 얼마나 추악하게 만드는가를 잘 보여준다. 지금 이 땅에서 오만에 취해 권력을 휘두르는 이들에게 일견(一見)을 권하고 싶은 영화다.
이 영화에서 숀 코너리는 영국군 출신의 협잡꾼 다니엘로 나온다. 친구인 피치(마이클 케인)와 범죄를 저지르다 인도에서 추방된 다니엘은 미지의 나라 카피리스탄에 가서 통치자 노릇을 하겠다는 허황한 꿈을 갖고 같이 길을 떠난다. 우여곡절 끝에 이 나라에 도착한 다니엘은 전투 중 가슴에 화살을 맞지만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싸움을 승리로 이끈다. 실상은 가슴에 찬 탄띠 덕분이었으나 불사(不死)의 몸으로 오인한 원주민들은 그를 알렉산더 대왕의 화신으로 떠받든다. 졸지에 왕이 된 다니엘은 보물을 차지했지만 문제는 이때부터 일어난다.
다니엘은 오만에 빠져들었고 자신이 진짜 신이라고 믿기 시작한다. 원주민 여인과의 결혼까지 강행하는 다니엘. 그러나 신과 결혼한다는 두려움에 떨던 원주민 여인 록산느는 다니엘의 얼굴을 물어뜯고, 그의 얼굴에서 흐르는 피를 보고 다니엘이 신이 아님을 알아챈 원주민들로부터 공격을 당하게 된다.
이 나라에도 다니엘이 너무나 많다. 국민에게 권력을 위임받고서도 왕이 된 양 권력을 마구 휘두르고 있다. 오만과 뻔뻔함, 후안무치로 떡칠한 그들의 얼굴이 역겹다.
영화의 결론. 성난 군중에 쫓긴 다니엘은 흔들다리 위에서 군가를 부르며 최후를 맞는다. 자루 속에 담겨 있는 금관을 쓴 다니엘의 해골을 비춰주며 영화는 끝이 난다. 오만에 빠진 권력의 말로는 영화와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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