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군함도 징용 조선인 차별·학대, 근거 없는 비방"

입력 2020-10-23 11:53:34 수정 2020-10-23 11:54:25

총리 퇴임 후 광폭 행보 이어가

사임을 표명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쿄의 총리관저를 떠나면서 배웅하는 직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사임을 표명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쿄의 총리관저를 떠나면서 배웅하는 직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전 총리가 이번엔 강제징용 조선인 노동자가 군함도에서 차별과 학대를 당한 사실은 근거 없는 비방으로 이를 받아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23일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전날 나가사키(長崎)시 하시마(端島·군함도) 등의 일본 근대화 과정을 전시한 도쿄(東京) 소재 산업유산정보센터를 방문해 군함도 옛 주민들과 만났다.

아베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이유 없는 중상(中傷·비방)을 꼭 받아쳐 일본의 강력한 산업화의 행보를 전달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제징용된 조선인 노동자가 군함도에서 차별과 학대를 당한 사실은 근거 없는 비방이라는 왜곡된 주장이다.

아베 전 총리는 미쓰비시(三菱) 중공업의 나가사키 조선소에서 일했던 대만인 징용공에게 급료가 지급됐음을 보여주는 급여봉투 등을 보고는 "역사의 사실도 여러분이 이야기 해주셔서 전해져 갈 것이다"고 전 군함도 주민들을 격려했다.

군함도 전 주민들에게 아베 전 총리와의 만남은 염원이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일본은 지난 2015년 7월 하시마 등 조선인 강제노역 시설 7곳이 포함된 자국 근대산업시설 23곳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하는 대신 강제동원 사실을 병기하기로 약속했다.

당초 일본은 수많은 한국인 등이 본인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 하에서 강제 노역한 사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으나 센터 전시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력이 없고, 역사적 사실을 완전히 왜곡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우리 위교부는 유네스코에 근대산업시설 23곳에 대한 세계유산 등재 취소 가능성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달 16일 사임한 이후 거침없는 극우 행보를 노골적으로 보이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사임한지 사흘 만인 지난달 19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에서 참한 바 있다. 민영 방송인 후지뉴스네트워크(FNN)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야스쿠니신사의 가을 큰 제사인 추계예대제에 맞춰 야스쿠니를 방문했다.

그는 참배 후 기자들에게 "영령에게 존숭(尊崇·높이 받들어 숭배한다는 뜻)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참배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2차 집권을 시작한 이듬해인 2013년 12월 26일 한 차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뒤 재임 중에는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 봄·가을 큰 제사와 8.15 패전일(종전기념일)에 공물만 봉납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일명 군함도인 하시마 탄광 등에서 한국인 강제노역 사실을 숨기는 일본의 역사 왜곡 행위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카드 뉴스로 알린다고. 카드 뉴스는 서 교수가 직접 군함도를 방문해 촬영한 사진을 활용해 한국어와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등 5개 국어로 제작됐다. 사진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일명 군함도인 하시마 탄광 등에서 한국인 강제노역 사실을 숨기는 일본의 역사 왜곡 행위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카드 뉴스로 알린다고. 카드 뉴스는 서 교수가 직접 군함도를 방문해 촬영한 사진을 활용해 한국어와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등 5개 국어로 제작됐다. 사진은 '일본은 군함도를 왜곡하지 말고 유네스코와의 약속을 지켜라' 등의 내용이 담긴 카드뉴스. [서경덕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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