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사망자 6명 등 22일 현재 전국 모두 27명…하루새 17명 급증
의협도 '백신 접종 잠정 중단' 권고
질병청 "사망과 백신 사이 연관성 확인 안 돼, 접종사업 계속" 입장 되풀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하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속출하는 상황에서 지금이라도 명확한 사인(死因)이 밝혀질 때까지 예방 접종을 잠정 중단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사망자가 매일 눈덩이처럼 불어나도 방역당국은 "아직 (사망과 백신 간의) 구체적인 연관성이 확인 안 됐다"며 예방접종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백신의 안전성이 규명될 때까지 접종을 중단해야 한다'는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의 지적에 대해 "현재까지 사망자 보고가 늘기는 했지만, '예방접종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직접적 연관성은 낮다는 것이 피해조사반의 의견"이라고 답변했다.
정 청장은 전날 백신 관련 긴급 브리핑에서도 예방접종 중단 상황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대구와 경북에서는 이틀 연속 사망자가 나왔다. 21일 대구 동구 거주 70대 남성에 이어, 80대 남성이 22일 독감 무료 예방접종 후 사흘만에 호흡곤란으로 숨져 원인을 조사 중이다. 경북도 21일 안동 70대 여성 사망에 이어 이날 성주, 상주, 영주에서 3명이 숨졌다.
22일 오후 6시 현재 국내에서 독감 백신을 맞은 뒤 사망했다고 신고한 사람은 전국적으로 27명에 이른다. 전날 10명에 이어 22일엔 17명이나 숨졌다. 인천의 17세 고교생과 서울 53세 여성을 제외하면 대부분 60대 후반에서 90대에 이르는 고령층이다.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발생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올해 이렇게 집중적으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보건 관련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이후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는 25건으로, 연도별로는 ▷2009년 8명 ▷2010년 1명 ▷2011년 1명 ▷2012년 0명 ▷2013년 1명 ▷2014년 5명 ▷2015년 3명 ▷2016년 0명 ▷2017년 2명 ▷2018년 2명 ▷2019년 2명이다.
독감 백신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됨에도, 방역당국은 이를 해소시키지 못한 채 '접종을 계속하라'는 입장만 고수해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
송정흡 칠곡경북대병원 건강증진센터 교수는 "독감 백신은 고령의 어르신과 기저질환자가 우선적으로 맞아야 하는데, 당역당국은 이제와서 사망자 사인에 대해 기저질환을 부각시켜 강조하려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도대체 몇 명이 죽어야 하냐"며 독감 백신과 사망 사이의 연관성이 없다는 명확한 규명이 이뤄질 때까지 예방접종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도 이날 백신 접종과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밝혀질 때까지 모든 독감 예방접종사업을 23일부터 1주일간 유보할 것을 권고했다.
시민들도 스스로 백신 접종을 미루고 있다. 22일 대구 수성구의 한 이비인후과 원장은 "어르신 접종이 시작된 첫날(19일) 170명이 다녀갔는데, 어제 대구 첫 사망자가 알려지고 접종이 20명으로 줄었다가 오늘은 10명에 그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방역당국의 말처럼 백신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면서도 안정성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어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경수 영남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사회적으로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질병청은 조직을 최대한 가동해 사망자 리뷰를 바탕으로 정보를 명확히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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