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잇따르는 독감 백신 접종 사망 사고, 철저한 역학조사 급하다

입력 2020-10-22 05:00:00

한 민간의료기관에서 접종 후 버려진 인플루엔자 백신 주사기들의 모습. 연합뉴스
한 민간의료기관에서 접종 후 버려진 인플루엔자 백신 주사기들의 모습. 연합뉴스

독감 백신 부작용이 대구에서도 불거져 독감 예방 접종에 혼선을 빚고 있다. 21일 대구 동구에 거주하는 70대 남성이 독감 백신을 맞은 후 의식을 잃고 병원에서 치료받다 끝내 숨졌다. 지난 16일 인천에서 백신을 접종한 17세 고교생의 사망 사례를 시작으로 21일 기준 전국에서 모두 9명이 숨지자 독감 예방 백신 접종을 앞둔 국민과 보건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질병관리청과 대구시는 숨진 이 남성이 파킨슨병과 만성폐쇄성질환 등을 앓고 있는 기저질환자라고 확인했다. 하지만 20일 대전에서 백신 접종 후 숨진 83세 남성의 경우 고령이기는 하나 기저질환이 없었다는 점에서 사태의 갈피를 잡기가 어렵다. 20일까지 국가 무료 접종 사업을 통해 접종한 인구만도 830만 명에 이르고, 현재 정부와 민간 의료기관이 확보한 독감 백신량만도 전체 국민 57%가 접종 가능한 2천964만 명분이다. 만약 이대로 백신 접종이 진행될 경우 사망 사례가 더 나올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올해 독감 백신을 둘러싼 혼란은 이것만이 아니다. 최근 백신 '상온 노출' 사태에 이어 '백색 입자 검출' 문제로 불안감을 키웠다. 여기에다 사망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백신 안전성에 대한 걱정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망자 발생 이후 유료 백신 접종자가 확연히 감소했다는 언론 보도는 시민의 우려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의료계는 "백신은 안전성이 입증된 것으로 사망과 직접적인 원인이 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입장이다. 다만 사람에 따라 과민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어 "접종 후 급성 과민반응을 보일 경우 신속히 대처하고, 기저질환자는 증상이 호전될 때까지 백신 접종을 미루는 게 좋다"는 조언이어서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보건 당국은 백신에 대한 역학조사와 사망 사고와의 연관성 조사 등 철저한 분석을 통해 불행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지금은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친 엄중한 상황인 만큼 백신 유통과 관리, 접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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