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선임…현대차그룹 '3세 경영' 시대 개막

입력 2020-10-14 09:36:43 수정 2020-10-14 11:13:04

정몽구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물러나
정의선 책임 경영 강화…코로나 위기 극복·그룹 체질 개선 속도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4일 회장으로 선임됐다. 사진은 2020년 1월 2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는 정 회장.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4일 회장으로 선임됐다. 사진은 2020년 1월 2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는 정 회장.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4일 회장으로 선임됐다. 이미 정 신임 회장이 2년 전부터 사실상 그룹 전반을 진두지휘하기는 했지만 이날 '정의선 시대'의 공식 개막으로 현대차그룹은 20년만에 총수를 교체하게 됐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의 3세 경영 체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은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정 신임 회장의 선임건을 보고했다. 이에 따라 정 신임 회장은 2018년 9월 그룹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2년 1개월 만에, 올해 3월 현대차 이사회 의장에 오른지 7개월 만에 명실상부한 그룹의 수장이 됐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별도의 취임식 없이 정 신임 회장의 영상 메시지를 사내에 전달할 예정이다.

정 신임 회장은 이후 책임 경영을 강화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돌파와 미래 모빌리티 사업 추진에 한층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1970년생인 정 수석부회장은 휘문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샌프란스시코경영대학원에서 공부했다. 1999년 현대차 구매실장·영업지원사업부장을 시작으로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본부 부본부장(부사장),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 현대차그룹 기획총괄본부 사장, 현대모비스 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8년 현대차 부회장에서 그룹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정 신임 회장은 작년 3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를 맡고 올해 3월 현대차 이사회 의장에 오르며 사실상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 때부터 정 신임 회장에게 현대차그룹의 경영권이 넘어가는 과정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

정의선 회장 선임은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시기에 발맞춰 그룹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코로나 위기와 미래 대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잇따라 만나 전기차·배터리 사업 협력을 도모한 데 이어 향후 재계에서도 더욱 목소리를 내며 광폭 행보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사장 시절 그룹 내부의 반대에도 영입한 피터 슈라이어 현 디자인총괄 사장을 시작으로 이어진 글로벌 인재 영입도 더욱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총수 교체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뜻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를 글로벌 완성차 5위라는 현재의 위치까지 끌어올린 정 명예회장은 2000년 '왕자의 난' 이후 홀로서기를 한 지 20년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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