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로 본 세상…100년 전 대구 시간여행

입력 2020-09-28 14:12:09 수정 2020-09-28 21:43:13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사진비엔날레 특별사진전

이병록 작
이병록 작

올해는 원래 2020대구사진비엔날레가 열릴 해다. 대구사진비엔날레는 대구를 대표하는 비엔날레로 동시대 예술의 흐름을 파악하고 선보이는 세계적인 사진축제로 자림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내년으로 연기됨에 따라 대구문화예술회관은 2개의 특별사진전을 준비했다.

대구문화예술회관 1~5전시실에서 열리는 'View Find The'전은 카메라의 'Viewfinder'를 차용한 제목으로 촬영자와 카메라 사이 첫 번째 접촉 지점으로써 촬영자의 역할이 우선시 되는 곳이다. 이런 맥락에서 동시대 예술계에서 사진이라는 매체와 장르의 위치를 진단하고 고민해보고자 준비된 것이다.

김현수의 '314.80㎥' 시리즈는 현대사회 구조물에 집중한 작업으로 현실 세계의 놀이터라는 장소가 지닌 기능과 역할을 모두 지우고 잘 다듬어진 조형물로 보면서 그것의 인공적인 형태만을 강조하고 있으며, 김화경은 1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돌아온 도시, 서울에서의 삶을 기록하고 있다.

박승만의 할아버지 유품을 촬영한 '경계'시리즈는 작가의 죽음과 남겨진 흔적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이계영은 자본이 어떻게 공간 또는 장소를 상품화해 잠식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동욱은 불완전한 인간의 내면을 담았고, 이병록은 웅장한 '파이프라인 풍경'을 만들어 내고 이삭은 좁은 골목과 점포의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이영아는 '감만탕' 시리즈를 통해 목욕탕이라는 장소에서 엄마의 존재와 부재를 담담하게 써내려가고, 전솔지는 특별하지 않은 일상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매일'을 기록하고 있다.

하춘근은 일본에 원자폭탄이 떨어졌던 히로시마(1945년 8월 6일)와 나가사키(1945년 8월 9일)를 상징하기 위해 806정의 사진과 809장의 사진을 중첩시켜 놓았다.

박천 기획자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예술에 대한 태도를 중점으로 한 것으로 사진이라는 매체의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10월 30일(금)까지.

이어 13전시실에서 열리는 '20C초 대구, 대구인의 삶'전은 대구의 자연, 도심, 대구인의 배움과 성장, 생업과 일상을 소개하는 사진 150여 점을 보여준다.

이들 사진은 대부분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소장한 것들로 국립중앙박물관 국채보상기념관 등 외부기관에서 협조 받은 사진도 포함된다.

전시 흐름은 시간과 공간의 자연스런 진행에 따라 스토리 있게 먼 곳(자연환경)에서 가까운 곳(도심), 조선시대(전통건축)에서 일제강점기(근대건축), 통치기관(행정사법기관, 군부대)에서 주민편의기관(대구역, 우체국, 은행)으로 유년시절에서 중년까지 생업과 일상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꾸며졌다.

또한 전시실 한가운데에 경주 주상절리 모습을 형상화한 상징물을 두어 일제에 저항하고 옥고를 치렀으면서도 지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애국자들의 사진을 첨부해 대구인의 기상과 의지를 높이고 있다.

전시 관계자는 "이 전시를 통해 많은 이들이 지치고 위축된 '위드 코로나'(With Corona)시대에 대구의 옛 모습과 위상을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10월 29일(목)까지. 문의 053)606-6480, 6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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