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복은 자제" 코로나 성묘·제사 분위기 바꿔

입력 2020-09-28 17:37:26 수정 2020-09-28 20:04:01

코로나가 바꾼 제사 풍경..음복도 각자 집에서 도시락으로
일부 공원묘지도 음복 자제 권고…온라인 추모 서비스도 등장

석담 이윤우 선생의 16대 종손인 이병구씨가 지난 25일 석담 이윤우 불천위 제사를 지낸 후 종친들에게 나눠준 음복 도시락. 칠곡군 제공
석담 이윤우 선생의 16대 종손인 이병구씨가 지난 25일 석담 이윤우 불천위 제사를 지낸 후 종친들에게 나눠준 음복 도시락. 칠곡군 제공

코로나19가 성묘·제사 문화까지 바꾸고 있다. 온라인 추모로 성묘를 대신하고, 가족 제사를 지내더라도 음식을 나눠먹는 음복 절차 등을 생략하거나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칠곡 청구공원은 최근 이용객들에게 성묘 시 음복 등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하는 안내문을 보냈다. 여기에는 묘지를 찾을 때 되도록이면 음식물을 싸오지말고, 절 등 의례만 갖춰줄 것을 부탁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공용화장실의 비누를 통해서도 코로나19가 감염될 위험이 있으니 사용을 자제하고 개인 위생용품을 지참해달라고 안내했다.

종갓집 제사 음복도 도시락으로 대체해 눈길을 끈다. 조선 중기의 유학자 석담(石潭) 이윤우 선생의 16대 종손인 이병구(68·칠곡군 지천면) 씨는 지난 25일 석담 이윤우 불천위 제사를 지낸 후 종친들과 함께 음복을 하지 않고 도시락을 나눠줬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서다. 종친들은 나눠받은 도시락을 갖고 집으로 돌아가 각자 음복했다.

이 씨는 이번 추석에도 차례를 지낸 후 종친들과 음복을 하지 않고 도시락을 나눠줄 예정이다.

장소를 불문하고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산재하면서, 아예 방문을 막고 온라인으로 추모할 수 있도록 별도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국립영천호국원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30일부터 내달 4일까지 운영을 중지했다. 다만 이 기간에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일부 묘역을 대상으로 참배서비스를 제공한다. 참배를 신청하면 호국원이 고인의 안치단과 참배실, 참배모습을 촬영해 사진을 전송해주는 방식이다.

한편 대구시는 시와 구·군 공무원과 산하기관 근무자 등 1만3천여명의 공무원들에게 추석 연휴 이동을 최소화할 것을 권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행정안전부의 '추석 지방공무원 특별 복무관리 지침'에 따른 조치로, 연휴 기간 이동이 불가피한 공무원은 '추석 연휴 생활방역 수칙'을 반드시 지키도록 했다.

칠곡군 지천면 이병구씨가 추석을 앞두고 화상대화를 통해 인천에 살고 있는 딸 내외와 손녀에게 추석연휴 고향에 내려오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칠곡군 지천면 이병구씨가 추석을 앞두고 화상대화를 통해 인천에 살고 있는 딸 내외와 손녀에게 추석연휴 고향에 내려오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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