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사건 전후 발언…"종전 제안→평화시대→매우 유감"

입력 2020-09-24 18:37:56 수정 2020-09-24 20:55:57

사건 전후 발언 달라져…"국민 생명보다 北 대화" 비판 쇄도
靑 "UN 연설 당시 사살 사실 몰라"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경기 김포시 민간 온라인 공연장인 캠프원에서 열린 디지털뉴딜문화콘텐츠산업 전략보고회에 참석,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경기 김포시 민간 온라인 공연장인 캠프원에서 열린 디지털뉴딜문화콘텐츠산업 전략보고회에 참석,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24일 오후 연평도 공무원 피격 사망 관련 문재인 대통령 지시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24일 오후 연평도 공무원 피격 사망 관련 문재인 대통령 지시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공무원이 실종됐다가 북한에서 피격된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했지만, 사건 직후 유엔에서 종전선언 연설을 한 데다 다음날 신임 군 장성 신고식에서도 "평화의 시대"를 강조했다. 이 때문에 국민 생명보다 단절된 남북 대화 복원에만 매달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충격적인 사건으로 매우 유감스럽다.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며 "북한 당국은 책임 있는 답변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서훈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은 뒤 나왔다.

문 대통령은 또 군에 "경계태세를 더욱 강화하여 국민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만반의 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합동참모본부가 국방부와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 피격 관련 보고가 이뤄진지 2~3시간 후인 23일 오전 2시에 문 대통령이 "한국전 발발 70주년인 올해 한반도에서 전쟁을 완전히, 영구적으로 끝내야 한다"는 종전선언 제안 연설을 강행했다.

이 때문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대구 수성갑)이 "우리 국민의 피격 상황을 파악하고도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하고자 했다면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유엔 연설 당시 북한이 실종자를 사살했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유엔 연설은 이미 15일 영상으로 녹화했고 18일 이를 유엔에 전달했으니 이 사건과 연결짓지 말아 달라"고 해명했다.

이어 "첫 첩보 입수 당시 신빙성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려웠다"면서 "첩보의 신빙성에 대한 분석 후 (대통령에 대한) 첫 보고는 23일 오전 8시 30분에 대면으로 이뤄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보고를 받고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고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 알려라. 만약 첩보가 사실이면 국민이 분노할 일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23일 있었던 원인철 신임 합참의장을 포함한 군 장성 진급 및 보직 신고식에서도 북한군이 비무장 민간인을 해상에서 사살한 사실을 규탄은 커녕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평화'를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도 유엔 연설에 담긴 종전선언 정신이 유효하냐는 질문에 "사고는 있었지만, 남북관계는 지속되고 견지돼야 한다"고 답했다. '사고'란 표현은 이후 '반인륜적 행위'로 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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