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내가 전화한 적도, 보좌관 시킨 적도 없다"

입력 2020-09-14 17:58:20 수정 2020-09-14 21:28:53

대정부질문 첫날 '황제 휴가' 공방
윤재옥 "특검 임명 생각 있나"…추미애 "요건 맞아야 하는 것"
야당, 결정적인 한 방 안 보여…여당, 해명 기회 주는 데 급급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오후 진행된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첫날 정치 분야 질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집중됐다. 야당 의원들은 추 장관 아들의 이른바 '황제 병역복무 의혹'에 대한 공격에 열을 올렸고, 여당 의원들은 추 장관 엄호에 공을 들이며 해명의 기회를 제공하는데 주력했다.

추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날선 공격에는 조근 조근 상황을 설명하며 몸을 낮췄고 여당 의원들의 지원사격이 이어지자 국무위원이 아닌 사인(私人)으로서의 감정까지 드러내며 대국민 설득에 나서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예상대로 추 장관을 향해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당의 파상공세가 이어졌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없어 아쉬웠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동안 제기됐던 각종 의혹들에 대한 추 장관의 해명을 직접 듣는 자리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는 아쉬움이다.

추 장관은 이번 파동의 빌미가 됐던 '아들의 군 복무 시절 병가 연장 과정에서 보좌관이 부대에 전화를 걸었는지?'를 묻는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을)의 질문에 "실제 보좌관이 전화했는지 여부와, 어떤 동기로 했는지 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형편이 못 된다"고 뜸을 들인 후 "전화를 제가 시킨 일이 없다"고 답했다.

아울러 '부부가 2017년 6월 아들의 휴가 연장을 국방부 민원실에 문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제가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한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특히 추 장관은 윤 의원이 '아들의 군 시절 특혜 의혹에 대해 특임검사를 임명하거나,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해 수사하도록 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요건에 맞아야 하는 것"이라고 거부하고 "제가 아들 진단서를 허위 부정발급 받았다든지 군 규정을 고의로 일탈하거나 청탁이 있었다든지 그런 것을 증명하는 근거가 있으면 의원님이 검찰에 접수하면 될 것 같다"고 받아치기도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한 추 장관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번 파동에 대한 해명의 기회를 제공하자 모정(母情)을 드러내며 감정에 호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추 장관은 "엄마 역할을 제대로 해 준 적이 없는 아들"이라며 "병원에 입원하거나 아파도 제가 병문안도 가보지 못했고 어릴 때부터 '공인의 아들'로 돼 있어서 아이는 거의 모든 문제를 거의 스스로 해결한다"고 말할 때는 목이 잠긴 듯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나아가 추 장관은 아들의 후반기 교육 수료식 때 군 관계자가 추 장관 남편과 시어머니를 앉혀놓고 청탁을 만류했다는 의혹에 대한 답을 할 때는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추 장관은 "90세 연세인 시어머니가 손자를 보고 싶어 아픈 상황에 간신히 갔는데, 그런 분을 상대로 40분간 청탁을 하지 말라고 훈계를 했다는 것 자체가 반인륜적이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역병 선발 청탁 의혹에 대해선 "제 아이인 줄 먼저 알아보고 군이 방식을 바꿔 제비뽑기로 떨어뜨렸다는 사실도 이번에 알았다"며 무관함을 주장했다.

한편 앞서 이날 오전에는 여야 지도부도 추 장관 아들의 병역 특혜 의혹을 엇갈린 주장을 내놨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치권은 정쟁을 자제하고 검찰 수사를 돕고 그 결과를 기다리는 게 옳다"며 "야당이 정치공세를 계속하면 우리는 사실로 대응하고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이 '불공정 바이러스'의 슈퍼 전파자가 되고 있다"며 "전 법무장관은 교육, 현 법무장관은 군 복무에서 불공정 특혜로 민심의 역린을 건드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