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년 육군 성지 상주] <상>대한민국 육군의 정신적 지주, 정기룡

입력 2020-09-08 14:10:48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63전 63승 무패 신화~우리나라 육군 전쟁사에 길이 남을 전무후무한 기록
조선 육군의 감사군 대장(죽기를 두려워 않는 군대의 대장)에서 삼도 수군 통제사 까지 오른 대한민국 육군의 표상

대한민국 육군의 정신적 지주 정기룡 장군 초상화.
대한민국 육군의 정신적 지주 정기룡 장군 초상화.

전국의 주요 지방자치단체들이 육군사관학교 이전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가운데 경북 상주의 1천년 호국역사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상주시는 육사가 이전할 경우 상주가 최적지라고 자부한다. 먼저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주는 대한민국 육군의 표상이자 '육지의 이순신'인 충의공 정기룡 장군의 얼이 깃든 곳이다.

정기룡 장군은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20세 때 모친과 함께 상주에 정착했다. 25세 때 무과에 급제한 뒤 3년간 북방의 여진족 방어와 토벌에 큰 공을 세웠다.

1592년 그의 나이 30세 때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63전 63승' 의 신화가 시작된다.

경상우도 방어사 조경의 휘하로 경상도에 내려온 그는 거창 신창과 우지현 전투에서 왜군 100여 명을 물리치는 임진왜란 최초의 승리를 거뒀다.

김천 추풍령 전투에서는 상관인 조경이 왜군의 기세에 밀려 포로가 되자 혈혈단신으로 적진에 뛰어들어 그를 구출, '조선의 조자룡'으로 명성을 쌓았다.

정기룡 장군 일대기를 다룬 뮤지컬 공연 중 한장면. 상주시 제공
정기룡 장군 일대기를 다룬 뮤지컬 공연 중 한장면. 상주시 제공

이어 상주로 부임해 화북면 용화동 전투에선 왜군 2천여 명을 물리쳐 상주성을 버리고 도망간 상주목사와 피난민들을 구출하기도 했다.

또 군관민 2천여 명을 모아 1만여 명의 왜군을 격퇴, 상주성을 탈환하는 혁혁한 공을 세웠다.

당시 조선군은 왜군의 공세에 연패를 거듭해 사기가 땅바닥에 떨어진 상황에서 정기룡 장군의 상주성 탈환은 큰 위안이 되었다.

이후 각종 전투에서 연승을 이어간 그는 드디어 상주목사 겸 감사군 대장으로 승진한다. 감사군 대장은 '죽기를 두려워 않는 군대의 대장'이란 뜻이다.

특히 7년의 상주목사 재임 동안 왜적 소탕은 물론 굶주림에 처한 백성들을 구하고, 농사지을 땅을 개발하는 등 민심을 추스르는데도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는 전승의 지휘관이자 훌륭한 목민관으로 칭송받았다.

임진왜란에 이어 정유재란이 일어나자 그는 왜군토벌대장을 맡아 경상도를 중심으로 왜군을 조기에 섬멸해 버렸다.

지난 5월 26일 상주 충의사에서 열린 정기룡 장군 탄생 제458주년 행사에서 엄용진 육군 50사단장이 육군을 대표해 분향을 하고 있다. 상주시 제공.
지난 5월 26일 상주 충의사에서 열린 정기룡 장군 탄생 제458주년 행사에서 엄용진 육군 50사단장이 육군을 대표해 분향을 하고 있다. 상주시 제공.

정기룡 장군이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얼마나 혁혁한 공을 세웠는지는 기록이 증명하고 있다. 양난 때 세운 전공은 63전 63승. 무패의 전과는 우리나라 전쟁사에 길이 남을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양난 때의 전투는 약 300전. 해전이 30회, 육지전이 270회. 육지전 270회 중 200회는 영남에서 일어났는데, 그 중 63승을 정기룡 장군이 전략 요충지 상주를 거점으로 세운 전공이다.

조선왕종실록은 정기룡 장군에 대해 "정기룡이 가는 곳에는 인민이 한 사람의 사상자도 없어 고을이 편안했으므로 사람들이 그를 두려워하고 또 사랑했었다"라고 적고 있다.

선조와 조정은 "육지에는 정기룡, 바다에는 이순신"이라고 극찬했다.

지난 5월 26일 상주 충의사에서 열린 정기룡 장군 탄생 제458주년 행사에서 강영석 상주시장이 초헌관을 맡아 장군에게 술잔을 올리고 있다. 상주시 제공.
지난 5월 26일 상주 충의사에서 열린 정기룡 장군 탄생 제458주년 행사에서 강영석 상주시장이 초헌관을 맡아 장군에게 술잔을 올리고 있다. 상주시 제공.

양대 전란에서 나라를 구한 정기룡 장군은 삼도수군 통제사를 역임하던 중 경남 통영 진중에서 61세의 나이로 순직한다. 그의 유언에 따라 모친이 안장된 상주시 사벌면 금흔리 모친 산소 아래에 안장됐다.

상주에는 그의 묘소와 함께 그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을 기리는 충의사가 자리하고 있다. 정기룡 장군을 국가의 성웅으로 추앙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이미 오래전부터 확산되고 있다.

정문기 육군사관학교 유치 추진위원은 "충의공을 이순신 장군 못지 않는 성웅으로 추앙하고, 그의 묘소와 사당인 충의사를 성역화하는 사업이 시급하다"며 "이와 함께 육사도 대한민국 육군의 정신적 지주 정기룡 장군의 정신이 깃든 상주로 이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주시 사벌면 금흔리에 있는 정기룡 장군 묘소. 상주시 제공
상주시 사벌면 금흔리에 있는 정기룡 장군 묘소. 상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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