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창] 트럼프의 부활?

입력 2020-09-07 15:10:35 수정 2020-09-07 16:49:15

윤봉준 뉴욕주립대(빙햄턴) 경제학과 교수

윤봉준 뉴욕주립대(빙햄턴) 경제학과 교수
윤봉준 뉴욕주립대(빙햄턴) 경제학과 교수

미국의 메이저 언론에 의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탈세, 문란한 여성 관계, 거짓말, 사기 등으로 인간 이하의 쓰레기이다. 이러한 이미지와 맞지 않는 것은 트럼프의 자식들이 모두 반듯하게 잘 컸다는 점이다. 도널드 주니어, 이방카, 에릭, 타파니 모두 제 몫을 하는 성인이고 14세 배런도 축구를 좋아하는 건전한 소년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MSNBC, CNN이 연일 보도하는 트럼프의 약점은 근거가 없거나 과장된 경우가 많다.

트럼프 같은 인간을 대통령으로 용납할 수 없던 민주당은 여러 혐의(러시아와 선거부정 공모, 뮬러 특검 방해, 우크라이나에 바이든 수사 압력 등)로 탄핵을 시도했으나 증거 확보에 모두 실패했다. 좌파가 장악한 언론과 함께 대통령 발목 잡기로 3년을 허송하면서 국력 소비가 엄청났다.

사실 트럼프는 비신사적이다. 여성, 소수인종, 이민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고 말은 충동적이다. 사실 확인 없이 루머를 공언하기도 하고 트위터 사용이 도를 넘어 하루 10회 이상이다. 주요 발표도 트윗으로 보좌진의 점검 없이 하고는 뒷수습으로 진땀을 빼고, 아랫사람을 일회용 상품처럼 무자비하게 해고하기도 한다. 자신의 과거 세금 보고 내역은 아직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널리 알려진 단점에도 불구하고 유권자가 트럼프를 택한 것은 민주당의 사회주의 경향이 하나의 원인이다. 다른 하나는 흑인, 성소수자, 불법이민자, 지구온난화에 반대 의견을 표현하지 못하게 하는 민주당의 '정치의견 통제'(Political Correctness) 문화에 식상한 점이다. 지지자들이 트럼프의 막말에 환호하는 이유다.

트럼프의 지난 3년간 치적은 양호하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초기 대처는 느렸으나 국경 폐쇄, 의료 장비 공급, 백신 개발 지원으로 파국을 막았다. 직장 폐쇄를 풀자는 그의 주장도 인정을 받는다.

외교는 미국 우선주의로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 증가를 요구하며 북이라크에서 철군했다. 중국의 위협에 대처하여 중국의 미국 기술 탈취를 견제하고 미·일·인도·호주의 4각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중동평화도 성과가 있다.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의 평화협정 진전, 허점투성이였던 이란 핵협정 탈퇴, 이란의 테러지도자 술레이마니 제거, 테러단체 ISIS의 와해 등이다. 북한 비핵화가 무위로 끝났지만 대북 제재는 효과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는 선거 유세 당시부터 법과 질서의 집행을 내세웠다. 집권 초기에는 중동 테러분자의 미국 잠입을 막기 위해 회교 국민의 미국 방문을 막았으며, 불법 이민 차단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불법 월경을 막기 위한 멕시코-미국 국경의 장벽도 일부 설치했다.

트럼프의 경제정책은 (특히 중국의 부당한 무역 관행과 불법적 기술 이전에 대처한) 보호무역을 제외하고는 시장경제에 충실하다. 첫째는 감세이다. 법인세를 21%로 줄이고 개인소득세도 내리고 상속세 면세점을 1천100만달러로 올렸다. 둘째 탈규제로 국가의료보험의 강제 가입을 없애고 에너지와 환경 등의 기업 규제를 완화했다. 이에 따라 2020년 2월 실업률이 3.5%로 50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는 호황을 가져왔었다.

코로나 사태로 2020년 4월 실업률이 14.7%로 1939년 이래 최악을 기록하면서 트럼프의 지지율도 40%로 추락했다. 그러나 코로나에 따른 폐쇄됐던 직장의 영업 재개가 늘어나면서 8월 실업률은 8.4%로 경제가 급격히 회복되고 있다.

최근 경찰의 흑인 범죄 용의자 사살에 따른 항의 시위대가 폭도화한 지역은 대부분 민주당이 장악한 도시이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바이든은 폭도들에 대한 비판을 아껴왔다가 며칠 전에야 성명서를 냈다. 그것도 폭도의 주체(과격파 흑인과 극좌단체 ANTIFA)를 적시하지 않은 미지근한 것이었다. 폭동 지역의 흑인 주민과 외곽 고급 주택가에 사는 중상류층이 안전을 우려하여 트럼프 표로 이탈할 수도 있다. 회복되는 경제와 좌파 폭동에 대한 피로감이 경제성장, 법질서의 수호를 내세우는 트럼프에게 유리한 국면이 될 수 있다.

트럼프의 지난 금요일 지지도는 코로나 사태 이전의 최고치인 52%로 돌아왔다.(Rasmussen poll) 바이든의 대선 승리가 따논 당상은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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