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마음의 봄을 기다리며

입력 2020-10-04 15:11:00 수정 2020-10-04 16:52:02

홍경임 대구 수성구의원

홍경임 대구 수성구의원
홍경임 대구 수성구의원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소위 좀 산다는 집의 학부모들이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가 자기 자녀의 짝이 되는 것을 꺼려 한다는 것이다. 또 자기 자녀의 친구가 되거나 생일날 집에 초대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는 것이다. 그런 부모들 때문에 아이들까지 그러한 일들을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집의 크기, 위치, 차량 이름, 부모 직업 등을 따져 친구를 가려서 사귀도록 은근히 혹은 직설적으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처음 접한 이야기라 그럴 리가 없다고 반박을 해 보았지만 실제 그런 일들이 많다는 것이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고 한다. 순수해야만 할 우리 아이들의 교실에서 어른들끼리도 삼가야 할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도저히 믿기지 않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질적인 잣대로 사람을 판단하고 평가하고 구별해서 사람 관계를 가지라는 것은 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이야기이다. 그렇게 자란 아이들이 커서 이 사회의 주역이 될 경우 이 사회는 어디로 갈 것인가 생각하니 참담하고 끔찍한 생각마저 든다.

필자의 어린 시절에는 친구랑 사이좋게 지내고 뭐라도 나누며 지냈다. 친구들과 도시락도 나눠 먹는 그런 따뜻함이 있었다. 지금처럼 각박함은 없었던 것 같은데 우리가 언제부터 얼마나 잘살게 되었다고 이런 사람들이 생겨나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부모된 입장에서 공부도 잘하고, 잘사는 집 아이가 내 아이의 친구가 되는 것을 원하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이라 할 수는 없지만 그런 의식이나 가치관을 대놓고 노골적으로 심어주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어렸던 시절에는 지금보다 훨씬 부족하고 여유가 없어도 이웃과 사촌이라 할 정도로 정이 넘쳤다. 잘살거나 못살거나 작은 것이라도 나누고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함께하는 사회였는데 그때보다 훨씬 풍요롭고 복지도 향상되고 잘살게 된 지금은 왜 이토록 각박한 세상이 되었는지 안타깝다.

온 세계는 코로나19로 공포와 불신, 불통의 세상이 되어 가고 있는 듯하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공동체가 아닌 혼자 생활한다는 것이 힘들지만 아파트 화단에 봄의 전령인 매화가 활짝 피는 그날은 반드시 올 것이라 믿는다. 그때가 되면 우리들 마음속에도 봄이 찾아와 꽃이 필 것이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지혜와 힘을 모아 대한민국을 보다 정이 넘치는 사회로 만들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간절히 해본다. 그것이 진짜 우리들 마음속의 봄이 아닐까.

업장 폐쇄 또는 휴업 등으로 일을 멈추고 집에만 계신다는 분들의 소식을 접하면 가슴은 한없이 답답해진다.

하루 종일 수백 번 강조하는 마스크 쓰기, 손 씻기, 기침 예절, 사회적 거리두기 등 힘들지만 잘 실천하고 있는 모두에게 감사하다. 기초의원으로서 필자는 요즘 주민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참 많은 생각과 반성을 하고 있다.

잘못된 판단과 결정이 국민들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이번 기회에 주민들을 위해서 보다 낮고 진솔하고 성실하게 다가가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올바른 정책과 집행이 되도록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지게 한다.

부디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끝나서 우리 모두 마스크를 벗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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