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前대통령, 코로나로 사망…대재앙 현실로?

입력 2020-09-01 09:32:17 수정 2020-09-01 09:33:16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고 있는 인도에서 프라나브 무케르지 전 인도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인해 충격을 주고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고 있는 인도에서 프라나브 무케르지 전 인도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인해 충격을 주고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인도에서 전직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지난 1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프라나브 무케르지 전 인도 대통령이 3주 만에 결국 숨을 거뒀다. 향년 84세.

이같은 사실은 그의 아들인 아브히지트 무케르지의 이날 트위터를 통해 밝혀졌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태였던 무케르지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뇌혈전 제거 수술을 받은 후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그는 별세 며칠 전부터 폐 감염 악화와 함께 패혈성 쇼크를 겪는 등 상태가 크게 나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이날 "무케르지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발전 궤적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그는 탁월한 학자였고, 우뚝 선 정치인이었다. 정치 사회 모든 영역에서 존경받았다"고 애도했다.

람 나트 코빈드 현직 대통령도 "무케르지 전 대통령은 현자의 정신으로 인도를 섬겼다"고 조의를 표했다.

인도 동부 웨스트벵골주 출신인 무케르지 전 대통령은 공직과 정계에서 두루 활약했다.

언론인 등으로 활동하던 그는 1960년대 말 당시 총리이자 집권 국민회의의 총재였던 인디라 간디의 눈에 띄어 정계에 입문했다. 1969년부터 2002년까지 상원의원을 지냈고, 1995∼1996년에는 외무 장관도 역임했했다.

무케르지 전 대통령은 특히 인디라 간디 총리의 며느리인 소냐 간디가 1990년대 정치에 입문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무케르지 전 대통령은 또 2004년 하원 입성에 성공했고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외무, 국방, 재무장관 등을 역임했다.

2012년 대통령에 당선된 그는 2017년까지 재임했으며 2019년에는 인도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훈장인 '바라트 라트나'를 받기도 했다.

인도는 의원내각제 정치체제를 채택하고 있어 총리가 내각을 이끌기 때문에 대통령은 대부분 의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헌법상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이자 국가원수로 규정돼 있기 때문에 때로는 사면권·법률안 거부권 등을 행사해 정국의 큰 흐름을 좌우하기도 한다.

무케르지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기간 중에 의례적인 절차에 불과한 법안을 18개나 부결시키고, 사형수들의 탄원서 30개를 기각하는 등 엄격한 지도자로 평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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