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미 작곡가
제목만으로도 동심으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 오늘은 그 동심을 현대 오페라로 탄생시킨 작곡가를 소개하고자 한다.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난 진은숙은 목사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를 접했다. 이후 그는 베를린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상임작곡가 시절 작곡한 '바이올린 협주곡'(2002)으로 음악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그라베마이어상을 2004년에 수상하며 최고의 작곡가 반열에 올랐다. 이후로도 그는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2007년 첫 오페라 작품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독일 뮌헨의 바이에른 국립 오페라극장에서 초연 되었고, 2014년 루체른 페스티벌을 비롯해 전 세계의 다양한 음악 페스티벌과 콘서트 무대에서도 그의 작품을 다루고 있다. 2017년에는 작곡 분야에서 최고 권위로 알려진 핀란드 '비후리 시벨리우스 음악상'을 아시아 최초로 수상하며 세계적인 작곡가로서의 명성을 확고히 다졌고, 윤이상의 뒤를 잇는 세계적인 작곡가로 언급되고 있다.
그의 대표작품으로 손꼽히는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그의 스승인 리게티와의 인연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리게티가 큰 관심을 가졌던 오페라의 소재였고, 진은숙 역시 앨리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지니고 있었다. 알려진 바로는 리게티가 앨리스를 바탕으로 오페라를 한편 작곡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말년 그의 건강이 허락치 않자, 작곡가로서의 재능을 남다르게 아꼈던 제자 진은숙에게 이 오페라의 작곡을 맡겼다고 한다. 이렇게 진은숙은 첫 번째 오페라를 그가 마음속에 늘 지니고 있던 주제를 가지고 작곡하게 되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누구나 한두 번쯤은 읽었을 법한 동화책이다. 아이들은 책을 통해 자신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되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진은숙 역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쓰면서 내 개인적 경험으로 오페라를 쓰는 듯한 기이한 경험을 했다. 어렸을 때부터 꿈을 많이 꾸는 편이었는데, 책을 읽을 때도 내가 꿈속에서 경험했던 것이 책을 통해 다시 반복되는 듯해 굉장히 놀라워하던 것이 기억난다"라고 언급을 한 적이 있다.
최근 몇 년 전부터 판타지 문학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실이 답답할수록 우리는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상의 세계를 추구한다. 그 속에서 우리는 잊어버렸던 나를 찾아 나서기도 하고 새로운 나를 준비하기도 한다.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역시 초현실적인 환상의 세계를 통해 자신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예술의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을 벗어나고플 때 큰 마음먹고 진은숙의 오페라로 일탈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어린 시절 우리가 생각한 앨리스와 그가 그려낸 앨리스가 어떻게 다른지 한번쯤은 감상해보길 바란다.
어쩌면 당신의 눈앞에 동화가 펼쳐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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