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상반기, 대구는 논란과 비판의 중심에 서 있었습니다. 2월 말 갑자기 발생한 신천지대구교회 신도들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타 지역 사람들은 대구를 '기피 지역'으로 여겼습니다. 또 권영진 대구시장의 코로나19 대응과 관련된 각종 행정은 비판의 도마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지난 4월 15일에 있었던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대구경북지역 결과가 '미래통합당 싹쓸이'로 나오면서 대구는 '변하지 않는 도시'라는 평가를 들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대구시민들은 "일부 민감하거나 몰지각한 외부인들의 시선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구시민들은 코로나19의 갑작스런 확산에도 정부의 지침을 따르며 의연히 대처했고, 그 결과 현재 대구는 코로나19 확산세를 잠재우고 비교적 평온한 상태를 유지중에 있습니다. '미래통합당 싹쓸이'로 나타난 총선 결과에 대해서도 대구시민들은 "거대 여당 견제 세력은 있어야 할 것 아니냐"고 주장합니다. 과연 이런 대구시민들의 행동과 생각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을까요?
이를 알아보기 위해 매일신문은 빅데이터 분석업체 '더아이엠씨'와 함께 코로나19와 총선 이후 대구시민에 대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떤 모습일지 함께 분석해 봤습니다. 데이터 수집은 약 4개월 간의 데이터를 일별로 모두 수집해서 분석에 사용하기에는 데이터 양이 너무 많기 때문에 한 달의 간격을 두고 1월 20일, 2월 20일, 3월 20일, 4월 20일, 총 4번에 해당하는 요일 데이터를 수집해서 분석에 활용했습니다. 참고로 2월 20일은 신천지대구교회발 코로나19 확산의 시초가 된 '31번 환자'가 확진판정을 받은 2월 18일 이후이며, 4월 20일은 총선 이후입니다. 분석한 데이터는 해당기간동안 수집한 네이버 뉴스 댓글 1만70건이며 분석도구는 '더아이엠씨'의 '텍스톰'을 이용했습니다.
▲ 아직도 '코로나 대구'

대구에 관한 데이터량이 폭증한 시점은 2월 20일이었습니다. 2월 18일 대구지역에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대구는 한 순간에 '유령도시'처럼 고요해졌습니다. 하지만 대구 밖에서는 대구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꽂히기 시작한 시점이기도 합니다. 자료량만 살펴보면 1월 20일 185건에 불과했던 대구에 관한 데이터량이 2월 20일에는 8천67건으로 폭증했습니다. 이후 3월 20일에는 1천320건, 4월 20일에는 497건으로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2월 20일 전후로 코로나19로 대구가 의도치 않게 논란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당연한 현상입니다.


문제는 '코로나19=대구'라는 공식이 희석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장 빈도수가 높았던 단어는 '신천지'이지만 특정 문서를 구별하는 유의미한 단어를 나타내는 지수인 TF-IDF 지수가 가장 높았던 단어는 '대구폐렴'이었습니다. '신천지'의 TF-IDF 지수는 전체 50개 단어 중에서 10번째를 기록했습니다. 해석하자면, '신천지'는 대구의 당시 상황을 알려주는 키워드이지만 결국 대구에 대한 판단이 들어간 단어는 '대구폐렴'이라는 말이 됩니다. 이는 '코로나19는 대구 때문에 확산됐다'는 인식이 네티즌들 사이에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더아이엠씨 관계자는 "분석 기간 내에 총선 기간도 포함돼 있었지만 도출된 키워드 대부분은 코로나 관련 키워드로 구성돼 있었다"며 "최근 대구에 대해 나타난 대부분의 인식은 코로나 관련 인식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습니다.
▲ 대구도, 권 시장도 모두 '부정적 인식' 굴레에

신천지대구교회에서 시작된 코로나19 감염확산 때문인지 대구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네티즌들은 대구에 대해서만 부정적 인식을 보인 것이 아니라 권영진 대구시장에 대해서는 더한 부정적 인식을 보였습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했던 지난 2월 말부터 3월 초 대구에 대한 부정적인 키워드들이 돌았습니다. 특히 '대구를 봉쇄해야 한다'는 의견이 담긴 키워드가 2월에, '권영진 대구시장이 무능하다'는 의견을 담은 키워드는 3월에 많이 나타났습니다.

2월 20일 당시는 대구에서 나온 '31번 확진자'를 중심으로 신천지 신도의 코로나19 환자 폭증이 발생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라 타 지역 시민들이 '대구를 봉쇄해야 한다'는 의견이 키워드에 반영됐습니다. 그래서 '봉쇄', '신천지', '31번' 등으로 키워드가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3월 20일로 넘어가면서 '대구 봉쇄' 프레임은 '권영진 무능' 프레임으로 바뀌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특히 권영진 시장 관련 키워드가 '무능', '징징', '답없다' 등으로 연결되는 모습이 보입니다.
4월 20일이 되었을 때 키워드들을 살펴보면 '봉쇄'와 관련한 프레임은 어느정도 걷힌 모습이었습니다. 이 때부터는 권 시장에 대한 평가가 갈리기 시작합니다. '고생'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하면서 확진자 수 급감과 안정세를 찾은 데 대해 권 시장이 많이 노력했다는 평가가 나타나기 시작한 겁니다. 하지만 '돈', '지원금' 키워드가 등장한 부분을 살펴보면 결국 생계자금지원이나 의료진 지원 등에서 대응이 느리다는 비판 때문에 등장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권 시장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말이죠.
▲ 총선 관련, 대구 '지역주의' 오명 못 벗었다

네티즌들은 지난 4월 15일 있었던 총선에서 대구시민의 선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미래통합당 소속인 권 시장의 코로나19 대응이 만족스럽지 못했음에도 미래통합당이 대구 지역에서 의석 싹쓸이를 한 것과 관련해서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이 댓글에서 많이 나타났습니다.
전국 임금 최하위가 대구이고... 노인의 도시가 대구이다... 젊은 사람이 서울 경기로 인구 유출이 심해서 생산동력이나 발전도 없다... 극우보수 미래통곡당 거품이 심한 도시임
네이버 뉴스 댓글 (4월 20일)
이처럼 코로나19와 총선 이후 대구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일부 민감하거나 몰지각한 외부인들의 시선이 아니라 생각보다 큰 규모의 덩어리로 나타났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인식이 대구의 미래에는 어떻게 작용할까요? 또 대구는, 대구 시민은 이러한 인식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나가야 할까요? 많은 고민을 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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