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發 감염 확산에도…교육부 "고3 20일 등교 예정대로"

입력 2020-05-14 17:06:44 수정 2020-05-14 17:36:34

"고2 이하도 연기 검토 않는다…수능 난이도 조정한다고 고3 유리한 것도 아냐"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이태원 클럽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1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학교 및 학교 구성원의 이태원 방문 현황조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이태원 클럽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1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학교 및 학교 구성원의 이태원 방문 현황조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클럽으로부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미성년 확진자가 나오는 가운데 교육부가 오는 20일 예정대로 고등학교 3학년부터 순차 등교를 추진한다.

원격수업에 따른 학업 부실 우려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쉽게 출제해야 한다는 일각 의견에 대해서도 '난이도 조정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1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고3의 다음 주 수요일(20일) 등교수업 연기 여부를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기존 계획대로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고3은 여러 가지 일정 등에 따라 실제 등교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많아서 등교를 한다고 말씀드린다"면서 "고2 이하 학년에 대해서는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논의를 해보겠지만 현재로는 연기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고3은 이번 주 일요일(17일) '수능 D-200일'을 맞는다.

올해 수시모집에 대비한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1학기 중간고사 일정을 고려하면 이달 중 등교하는 게 바람직한 상황이다. 5월 말까지 등교하지 못한다면 수능, 수시모집 등 대입 일정이 모두 혼란에 빠진다.

다른 학생들도 예정대로라면 고2·중3·초1∼2·유치원생은 27일, 고1·중2·초3∼4학년은 6월 3일 등교한다. 중1과 초5∼6학년은 6월 8일 마지막으로 학교에 간다.

이날 박 차관은 각 시·도교육청이 고3 등교수업에 따른 거리두기를 위해 반을 나눠서 수업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학생 간 접촉을 줄이고자 고1∼2, 초·중학교도 격주·격일 등교로 분산하거나 '미러링 수업', 보조 교사 활용 수업 등을 검토 중이다.

미러링 수업은 한 반 학생이 많을 때 학생을 나눠 한 교실에서 선생님이 대면 수업하고 옆 교실에서 이 수업을 텔레비전 등을 통해 보면서 동시에 수업하는 방법이다.

시·도교육청은 등교를 시작하더라도 기존 해온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섞어서 하는 방법 역시 고려하고 있다.

급식은 급식소 내 전염 등을 대비해 우선 간편식·대체식을 제공한다. 오전 수업만 하면 급식을 제공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처럼 감염 위험성이 낮은 방법부터 단계적으로 시작해 학생·학부모들의 불안을 해소한다.

박 차관은 코로나19로 고3보다 재수생이 유리하므로 수능 문제를 쉽게 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입시 제도에 대한 신뢰를 위해서라도 기존 발표대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난이도 조정, 대학 입시와 관련해서는 4월 발표 내용에서 변함이 전혀 없다"면서 "쉽게 출제한다고 해서 꼭 현재 고3이 유리하다고도 볼 수 없다. (난이도를) 변화할 때 유불리가 있어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등교를 일주일 앞둔 이날부터 고3 학생들에게 "집에서 모바일 등을 통해 교육정보시스템(나이스·NEIS)으로 발열 검사 등 자가진단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발열 검사에서 37.5도 이상의 열이 있거나 발열감이 있는 학생과 교직원은 등교와 출근이 제한된다.

교육부는 또 이태원 등 감염병 발생 지역에 방문한 이가 있다면 하루빨리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도록 요청했다.

이날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나 고3 등교를 앞두고 학원 등 다중이용시설 방역 강화 방안 등을 협의했다.

교육부는 유 부총리와 박 시장, 조 교육감이 서울 시내 학교 고3 등교생 가운데 의심 증상을 보이면 '긴급이동지원 시스템'을 이용해 선별진료소로 이동하도록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서울 시내 학교와 서울소방재난본부 간 비상연락체계를 꾸리고, 등교한 고3 학생이 학교에서 발열, 기침 등 의심 증상을 보이면 학교 임시관찰소로 옮겨 기다렸다가 소방재난본부 협조로 선별진료소로 신속히 이동해 조치를 받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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