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재택 시험' 내 점수보다 약점 찾는 계기로

입력 2020-04-27 11:10:33

4월 모의평가는 실력 향상 정도 점검 기회
점수보다는 취약점 확인하는 데 집중해야
수험 생활엔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태도 필요
오답과 취약 부분, 중요 사항 정리해둬야

올해 고3 첫 모의평가가 24일 원격으로 치러졌다.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긴 어려워졌지만 실력 향상 정도는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다. 앞으로 있을 모의평가도 취약한 부분을 찾아 보강할 수단이라 생각하는 게 좋다. 지난해 6월 모의평가를 치르는 대구 대륜고 3학년 교실 풍경. 매일신문 DB
올해 고3 첫 모의평가가 24일 원격으로 치러졌다.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긴 어려워졌지만 실력 향상 정도는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다. 앞으로 있을 모의평가도 취약한 부분을 찾아 보강할 수단이라 생각하는 게 좋다. 지난해 6월 모의평가를 치르는 대구 대륜고 3학년 교실 풍경. 매일신문 DB

코로나19는 교육 현장에도 낯선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전 학년이 '온라인 개학'했다. 24일엔 고3들이 올해 첫 수능시험 모의평가를 원격으로 치렀다. '3월 모의평가'가 한 달이나 뒤로 밀린 것이다.

첫 모의평가라지만 집에서 시험을 치른 만큼 자신의 객관적 위치를 확인하긴 어려워졌다. 다음 달 모의평가도 등교해 치를 수 있을지 아직 장담하긴 어렵다. 어떻게 치르든 모의평가는 중요하다. 이를 생산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는 게 수험생이 할 일이다.

◆4월에 치러진 '3월 모의평가'

24일 치러진 모의평가는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한 전국연합학력평가다. 예년 같으면 이 시험을 통해 전국적으로 자신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 대입 전략을 짜고, 자신의 취약점을 분석해 대응 전략을 수립한다. 신학기인 3월에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달라졌다. 집에서 시험을 치르니 결과를 객관화하기 어렵다. 전국 단위 공동 채점과 성적 처리를 하지 않기로 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자신의 위치를 확인, 대입 전략을 짠다는 의미는 퇴색했다.

그래도 취약점을 분석해 학습 전략을 세우는 건 가능하다. 어느 때보다 긴 겨울방학을 보낸 학생들은 실력이 얼마나 향상됐는지 확인해볼 기회다. 답은 제대로 알고 쓴 것인지, 오답은 단순히 실수한 것인지 정확하고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하는 시험은 문제의 질이 괜찮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런 만큼 학업 성취도를 확인하기에 좋은 시험이다.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면 남은 기간에는 지난 2년 동안 공부한 것보다 몇 배 더 공부할 수 있다. 학습 전략을 짜는 데 이 시험 결과를 활용하자.

◆모의평가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말 것

모의평가는 말 그대로 실제 수능시험과 비슷한 형식, 내용으로 연습 삼아 쳐보는 시험이다. 연습인 만큼 그 결과에 너무 연연할 필요가 없다. 학습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수단으로 활용하면 된다. 자신의 위치, 취약점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지 않은 수험생, 학부모가 모의평가 결과에 지나치게 민감하다. 모의평가 때마다 전교, 전국 석차가 나오고 그 점수에 따라 지망 가능 대학이 적힌 배치기준표가 공개된다. 결과에 좌절, 의욕을 잃는 수험생도 생긴다.

보통 모의평가 성적을 바탕으로 담임교사와 진학 상담을 하게 된다. 과목별 학습 전략을 수정하거나 새로 짜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격려와 칭찬, 건설적 반성과 평가가 아니라 질책과 추궁이 따르기도 한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매달 나오는 모의평가 성적에 따라 한 달 동안의 기분도 오르락내리락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될 경우 모의평가는 수험생과 학부모를 괴롭히는 대상이 된다. 실제 시험과는 다르다고 생각해야 한다. 연습에 지쳐 실천을 그르쳐선 안된다.

◆도전적인 자세와 변화에 대한 확신 갖기

실수로 틀려 억울하다? 모의평가를 치른 뒤 가채점을 하는 과정에서 흔히 하는 말이다. 진짜 실수한 거라면 궁색한 변명이 아니다. 다만 억울해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실수를 줄이려고 적극적으로 애써야 한다.

스포츠에선 흔히 '최선의 수비는 공격'이라고들 한다. 문제풀이도 마찬가지. 어려운 문제를 접했을 때 불안감 때문에 위축되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렵다. '할 수 있다'며 마음을 다잡고 적극적으로 나서면 어려운 문제도 풀릴 확률이 높아진다.

문제가 조금만 어려워도 당황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시험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 문제를 보기도 전에 목표 점수를 정해두는 탓이다. 시험은 상대평가다. 자신이 어려우면 다른 이도 어렵다. 점수 생각은 접고 문제풀이에만 몰입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변화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 그런 수험생은 수험 생활 중 따라오는 경쟁과 긴장을 즐긴다. 지금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해도 나중엔 원하는 성적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생활하는 게 좋다. 긍정적 자세와 낙관적 태도는 학습의 생산성을 높인다.

◆약점을 확인, 보완하는 오답노트 정리

한 번 틀린 부분은 다음에도 틀리기 쉽다. 처음에 하기 싫은 과목이나 단원은 계속 하기 싫은 경향이 있다. 모의평가를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사람은 틀린 문제를 아쉬워하기보다는 자신의 취약점을 확인하고 보완하는 자료로 삼는다.

모의평가를 치른 뒤 채점할 때는 맞고 틀린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틀린 것을 두고 그렇게 판단하게 된 과정을 냉정히 반성할 필요가 있다. 해설지를 읽으며 잘못 선택한 이유를 확인하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교사에게 물어야 한다.

틀린 문제, 맞췄어도 확실히 알지 못한 문제가 있다면 관련 단원 전체를 다시 공부한다. 그리고 취약한 부분을 확인해 문제지 위나 따로 마련한 노트에 정리한다. 정답이 아닌 보기라도 내용이 중요하다면 그와 관련된 내용을 폭넓게 정리하는 게 좋다.

모의평가를 칠 때마다 전 과목에 걸쳐 중요 문항과 관련된 내용은 다시 정리하도록 한다. 이때 참고서보다는 교과서를 다시 읽고 이해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 잘 정리된 오답노트는 수능시험 일주일 전 마무리 학습과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큰 위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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