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 일찍 했더라면…" 트럼프 대통령 책임론 제기

입력 2020-04-13 14:53:06 수정 2020-04-13 16:38:05

트럼프 코로나19 초기 늑장대응 논란 속 언급주목…엘리트 그룹 '붉은 여명'도 1월부터 경고
트럼프 대통령 "가짜뉴스"라며 반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언론 브리핑에 참석해 코로나19 현황을 언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사망자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며 감염 확산세가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언론 브리핑에 참석해 코로나19 현황을 언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사망자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며 감염 확산세가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코로나 19가 미국에서 걷잡을수 없이 확산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기 늑장 대응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12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인터뷰에서 3월 중순이 아닌 2월에 사회적 거리 두기와 자택 대피 명령이 시행됐다면 사람들의 죽음을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질문에 "만약 진행 중인 프로세스가 있었고 더 일찍 완화(조치)를 시작했다면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초기 늑장 대응 논란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핵심멤버로부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이른바 '붉은 여명'(Red Dawn)이라는 엘리트 이메일 그룹이 미국 내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지난 1월부터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등 과감한 조치를 지속적으로 촉구,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붉은 여명'이 일단의 미국인들이 외부의 침공에 맞서는 장면을 그린 1984년 작 동명의 영화에서 그 명칭을 따온 것이며 지난 1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내 인사들은 물론 외부 의료 전문가들이 연결된 이메일 네트워크로 미 국토안보부의 최고 의료책임자인 듀에인 카네바가 주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이날 다른 기사를 통해서도 앨릭스 에이자 복건복지부 장관이 코로나19가 중국 우한(武漢)에서 한창 기승을 부리던 올해 1월 18일과 30일 두 차례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 위험성을 알렸다고 전했다. NYT는 그러나 에이자 장관 등의 경고가 나온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 제거, 탄핵 심판, 미·중 무역 협상 등에 정신이 팔려 있었고, 코로나19에 대한 경고가 소위 워싱턴의 기득권 세력인 '딥 스테이트'(Deep State)로부터 나온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가졌다고 전했다.

또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파우치 소장에게 이의를 제기하면서 "코로나19가 그냥 우리나라를 지나가도록 하면 안 되는 것이냐"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파우치 소장은 "대통령님, 그렇게 하면 많은 사람이 죽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고 WP는 보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가짜 뉴스"라고 받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짜뉴스와 반대파들이 온 힘을 다해 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위협에 대한 초기 경고를 무시했다'는 게 사실이라면, 언론과 민주당은 내가 중국에 대한 여행금지를 발령했을 때 왜 맹렬히 비난했나? 그들은 '이르고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부패한 언론!"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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