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길 막히고 내수도 부진,제조업 타격 현실화
염색산단 폐업 1곳, 휴업 5곳 가동일수 줄인 업체 20여곳 달해
대구경북 섬유패션산업이 코로나19 사태 속 수출부진과 내수침체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중견 업체 휴·폐업이 속출하는 등 업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대구염색산단 내 입주업체 A사는 지난 1일부터 조업을 완전히 중단하고 이달말 폐업을 앞두고 있다. 업력 20년 이상의 이 업체는 합섬직물 전문 가공업체로 근로자 30여명의 일터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업황이 좋지 않았는데 최근 수주 물량이 많이 줄어들면서 폐업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 같다. 다른 업체들도 신규주문은 커녕 기존 주문이 취소되는 상황이라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염색산단관리공단에 따르면 A사 외에도 2개 업체가 이달초부터 한 달 간 휴업에 들어갔고, 3곳은 보름 간 휴업을 선언했다. 주 3,4일 가동으로 조업 일수를 줄인 업체도 20여곳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조속한 시일내 코로나19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휴·폐업에 들어가는 업체는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염색산단 조성 이래 이렇게까지 가동률이 떨어진 건 처음이다. 지역 섬유수출 비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주, 유럽, 중동 모두 코로나19 타격이 극심하다. 상하수도 요금 감면 등 전폭적인 지원을 대구시에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패션업계도 동병상련 처지다. 업력 20년이 넘은 대구 패션업체 B사는 지난달 말 폐업을 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내수에 주력하던 이 업체는 코로나 사태로 백화점 매출이 90% 가까이 줄었다고 들었다. 판매점 직원까지 더하면 40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지역 패션업계는 턱 밑까지 물이 차오른 상태다. 지금 상황이 한 달 이상 더 지속되면 대다수 업체가 버티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밝혔다.
대형업체들도 경영위기에 처하면서 연쇄 타격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유니클로 한국법인 운영사가 이달 초 구조조정을 언급하는 이메일을 전직원에게 잘못 발송하는가하면, 신성통상을 비롯해 다수 패션업체가 인력감축에 들어가는 등 업계 전반에 위기신호가 울리고 있다.
지난달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의류 벤더 업계를 살려달라는 호소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경제일자리연구실장은 "코로나 사태 초기 소상공인부터 나타난 위기가 이제 제조업까지 번진 모습"이라며 "금융비용 경감 등 업체들이 당장 버틸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 또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세가 잦아들 때까지는 불확실한 수출시장보다 내수경기라도 살리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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