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신 후 14일 간 채 부시장에게 코로나19 정례 브리핑 주재권 넘겨
대구시 "건강 악화, 총선 지장 우려 아냐… 다음 단계 방역대책 회의 주재로 바쁜 것"
권영진 대구시장이 '실신' 이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자주 비추지 않아 뒷말이 무성하다. 권 시장 건강 회복이 더딘 것 아니냐는 우려부터 총선 직전 대구시와 미래통합당 관련 비판 여론을 조금이라도 잠재우려 한다는 분석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권 시장은 지난 달 26일 '실신' 후 입원한 지 12일 만인 지난 7일에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관련 대구시 정례브리핑에 참석했다.
당시 브리핑에서 권 시장은 "방역대책 방향을 '방역 당국 주도'에서 '시민참여형 방역'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 달까지 권 시장이 직접 발표하던 지역 내 코로나19 현황 등 핵심 내용 브리핑은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역할을 대신하던 채홍호 행정부시장에게 맡겼다.
이후 9일 현재까지 총 2주일가량 채 부시장이 코로나19 현황을 도맡아 발표했다. 이날 권 시장이 "시민참여형 방역은 시민에게 책임을 떠넘긴다는 것이 아니다"며 그 취지를 상세히 설명했지만, 역시 브리핑을 주도하지는 않은 채 일부 의문에 대해서만 설명하는 모습이었다.
대구 지역사회에선 권 시장이 아직 건강을 미처 회복하지 못해 장시간 브리핑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낸다. 실제 권 시장이 행정에 복귀한 초기만 해도 여전히 가슴 통증 등 증상이 남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각에선 미래통합당 소속인 권 시장이 다가오는 총선을 앞두고 대구시 행정 관련 불필요한 잡음을 줄이고자 전면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다만 권 시장이 과로로 쓰러진 가운데 최근 실시한 17개 광역단체장 지지도 조사에서 권 시장은 8개 특·광역시장 가운데 1위를 기록해 이런 분석은 정확치 않다는 의견도 있다.
아울러, 채 부시장이 브리핑을 맡은 이후 지역 내 코로나19 현황이나 대구시 정책이 시민들에게 명확히 전달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다.
대구시 수장인 권 시장은 방역행정 이해도가 높고 정책 결정 권한도 크다. 그런 만큼 그가 직접 브리핑할 때는 초반 브리핑에서 미흡한 설명이 있더라도 이후 질의응답 때 이를 직접 보충설명해 오해 소지가 적었다.
그러나 채 부시장이 브리핑하고부터는 권 시장이 발표할 때만큼의 상세한 설명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권 시장 공백이 이어진 지난달 27일 이후 채 부시장이 맡은 대구시 정례브리핑에서 기자 일문일답은 10건 이내, 브리핑 시간은 질의응답을 포함해 30분 전후에 그쳐왔다. 이전까진 질문 건수가 15~30건, 브리핑 시간도 1시간을 넘기는 때가 잦았다.
코로나19 전염 확산세가 줄었음을 감안하더라도 브리핑 정보량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는 지적이다.
실제 9일 권 시장이 질의응답에 나서서 시민참여형 방역에 대한 보충 설명과 유흥업소 단속 대책을 소개할 때는 그 취지와 방법, 시민과 업소 관계자에 대한 당부 메시지 등이 두루 전달됐고, 브리핑 시간도 40분을 넘기며 최근 수일 동안과 비교해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는 권 시장이 브리핑을 직접 주재하지 않는 이유로 코로나19 사태가 다소 진정됐고, 다음 단계 방역대책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 권 시장 건강이 그리 나쁜 것은 아니며 총선과도 관계가 없다"면서 "지역 내 신규 확진자 수가 확연히 줄어든 만큼 시민참여형 방역 등 차기 방역대책 회의를 주재하느라 대구 내 여러 기관 관계자와 모이는 일이 늘었다. 이 때문에 한동안 채 부시장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시장도 이날 "요즘 행정부시장 중심으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실 다른 지자체에서는 정례 브리핑을 안하는 곳이 많지만, 대구는 (정부 고강도 거리두기 연장 시한인) 오는 19일까지는 어렵더라도 이어갈 생각이다. 이 브리핑은 여러분들께 정보를 드리는 것도 있지만, 방역당국과 시민사회가 소통하며 가는 장이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권 시장은 지난달 26일 오후 코로나19 극복 추경 예산안을 처리하려 대구시의회 임시회에 출석했다가 긴급생계자금 지급 방식 등을 놓고 이진련 대구시의원과 설전을 벌이던 중 쓰러져 입원했다. 같은 달 29일 퇴원해 관사에서 사흘 간 쉰 뒤 지난 1일부터 행정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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