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학생 소통 못 하는데…학생부 어떻게 채울까"

입력 2020-04-07 17:53:12 수정 2020-04-07 20:31:57

불만 쌓이는 '온라인 개학'…차라리 전 학년이 TV 활용하자는 주장도 나와
소수 학교서만 '쌍방향 수업'…세부능력·특기 기재 어려워
대입 학생부 비중 여전히 커…학교·지역 수준 차 드러날 듯

온라인 개학이 9일 시행된다. 하지만 이 방식이 안착할지 교육 현장에선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대구 한 초교 교실에서 교사가 온라인 개학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방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온라인 개학이 9일 시행된다. 하지만 이 방식이 안착할지 교육 현장에선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대구 한 초교 교실에서 교사가 온라인 개학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방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온라인 개학'을 둘러싼 불만이 숙지지 않고 있다. 교육 현장에선 이 같은 방식의 정규 수업이 잘 진행될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이 때문에 교육당국이 좀 더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가 안내한 원격수업 형태 중 쌍방향 수업이 이뤄지는 곳은 소수다. 문제는 쌍방향 수업, 그 중에서도 교사가 관찰·평가한 것만 학생부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기재할 수 있다는 점. 이런 수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곳이 학생부 내용을 충실히 채우려면 언제일지 모를 '등교 개학'을 기다려야 할 판이다.

김기영 매일신문교육센터 연구실장은 "대입에서 수시모집, 특히 학생부중심전형의 비중이 여전히 크다. 학생부에선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 핵심 요소"라며 "이대로라면 쌍방향 수업 시행 여부에 따라 학생부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학교 간, 지역 간 수준 차가 드러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최근 e-온라인 학습터, 구글 클래스룸, MS팀즈, ZOOM 등 여러 플랫폼을 소개했다. 하지만 많은 인원이 몰리면서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려 제대로 구동되지 않는 경우가 적잖았다는 게 학생, 교사들의 불만이다. 인프라가 바람만큼 뒷받침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 '등교 개학'하기도 힘든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일부는 인터넷에 매달리기보다 차라리 초1~2 경우처럼 전체 학년의 수업에 손쉽게 접할 수 있는 TV와 EBS 등 공공 채널들을 연계하자는 주장도 편다.

달서구 한 고교 교사는 "전체 학년이 이렇게 수업하면 최소한 스마트 기기 확보 정도와 숙련도 등 학교 간, 지역 간, 계층 간 디지털 격차는 사라진다"며 "학습 피드백 과정은 수업 후 학생과 교사가 별도 매체로 소통하면서 진행하면 된다"고 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대구시교육청이 온라인 개학 정책 홍보에 나선 것을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린다. 교육부나 다른 교육청과 차이가 크거나 새로운 내용이 없는데 굳이 이 같은 홍보에 힘을 쏟을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 대신 현장과 소통하는 데 더 집중하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성구 한 고교 교장은 "교육당국이 미리 현장과 자주 소통하면서 추진 방향과 개선점을 찾아 나갔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이날 교육청의 브리핑 내용도 여전히 현장에 책임을 떠넘기는 듯해서 더 아쉽다"며 "별도의 브리핑을 통해 주목을 받고 싶다면 경북도교육감의 수시 확대 주장이나 9월 신학기제 얘기처럼 공론화해볼 가치가 있는 문제를 꺼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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