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중하위권 '학력 격차' 더 벌어진다…왜?

입력 2020-04-07 17:35:27 수정 2020-04-08 09:35:42

중하위권에 불리한 온라인 수업…학력 격차 심화 우려
야간자율학습 등 학교 공동체 생활이 주는 순기능 못 누려
학교마다 제각각인 학습 계획 안내도 불만
일부 고3 독학재수학원 찾으며 학습 페이스 유지

대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온라인 개학에 대비해 e-학습터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원격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온라인 개학에 대비해 e-학습터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원격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9일 고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의 온라인 개학이 실시되면서 상위권 및 중하위권 학생 간 학력 격차가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 개학 후 학생들은 가정에서 강의를 듣고 수업이 끝나면 과제, 자습 등 스스로 학습 일과를 이어가야 한다. 이 때문에 자기주도 학습이 몸에 밴 상위권을 제외한 대부분 학생들은 학업에 소홀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벌써부터 이런 우려가 나왔다. 중하위권 학생일수록 야간자율학습, 교내 대회 등 학교 공동체 생활을 통해 학업 의지를 다지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홍성철 대구진학지도협의회장은 "자율적인 공부 습관이 갖춰진 학생이라면 온라인 수업에 무리가 없겠지만 현장에서 보면 그렇지 않은 학생이 대다수"라며 "올해 3, 4월은 학교가 이끌어주는 것 없이 사실상 학생들의 개별 의지에 학습을 맡긴 상황이다. 많은 교사가 올해 재학생 성적이 떨어질 것이란 걱정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상위권 고3 학생 중에는 재수생을 대상으로 한 '독학재수학원'에서 학업 리듬을 이어가는 경우도 있다. 독학재수학원은 정규 수업이 없지만 주요 과목 강사는 있어 일과 관리에 도움이 필요한 재수생들이 주로 찾는다.

한 독학재수학원 강사는 "전 교과목에서 실력이 일정 수준 이상 되고, 자습을 하면서 질문 해결만 하면 되는 상위권 고3 학생들이 찾고 있다"며 "수능 시간표대로 점심시간 등을 운영하고 강사가 수시로 다니며 학습 태도를 잡아주는 등 학습 흐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학업과 생활 계획이 제각각인 탓에 중하위권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더욱 걱정이다. 공부 습관이 몸에 배어 있지 않을수록 교사의 세밀한 관리가 필요해서다.

중1, 고1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학습 역량이 부족한 학생일수록 대면 수업을 할 때처럼 시간별 학습 계획까지 자세하게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학교별로 안내가 천차만별"이라며 "어떤 곳은 요일별로 공부해야 할 단원까지 계획을 짜서 보내주는 반면 며칠 단위로 두루뭉술하게 알려주는 학교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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