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핫플] '구미을' 보수 표심 분산, 與 거센 추격

입력 2020-04-06 15:43:45 수정 2020-04-06 16:01:29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후보, 미래통합당 김영식 후보, 무소속 김봉교 후보 '3파전'

(왼쪽부터) 김현권, 김영식, 김봉교 후보
(왼쪽부터) 김현권, 김영식, 김봉교 후보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자전거를 타고 유세하고 있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자전거를 타고 유세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김영식 후보가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김영식 후보가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봉교 무소속 후보가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김봉교 무소속 후보가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4·15 총선을 앞두고 경북 구미을은 초접전 양산을 띄고 있다. 미래통합당 장석춘 국회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뒤 무주공산이 되면서,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년 전부터 표밭갈이를 하면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통합당은 공천 파동을 겪으면서 예비후보가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하면서 보수표가 갈리고 있으며, 민주당은 이달 1일 문재인 대통령이 구미를 다녀가면서 힘을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정가에서는 통합당과 무소속 후보가 단일화하지 않는 이상 집권여당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3파전 박빙 싸움

구미을 선거구에는 김현권 민주당, 김영식 통합당, 김봉교 무소속 후보가 승리의 깃발을 쟁취하기 위해 뛰고 있다.

이 세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선거 중반 승기를 잡기 위해 표밭을 누비고 있다.

5일 김현권 민주당 후보는 자전거를 타고 상춘객들이 많이 모인 구미 동락공원을 찾았다. 김 후보가 손을 흔들자 30대 부부는 엄지척을 하며 인사했다.

김 후보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더 많은 유권자들을 만날 수 있다"면서 "구미경제를 살릴 수 있는 구원투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들 부부는 "집권여당을 뽑아야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다"며 "이번 총선에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했다.

구미 옥계사거리 거상빌딩 2층에 드림캠프를 연 김영식 통합당 후보 선거사무실에는 6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통합당 단수공천을 받아 지역에서 가장 늦게 출발했지만, 김 후보 얼굴에는 자심감으로 가득 차 있다.

특히 보수표심이 결집하면서 몸집 부풀리기에 성공한 김 후보는 통합당 전·현직 경북도의원 및 구미시의원들이 선거 캠프에 대거 포진하면서 짜임새 있는 선거 전략을 펼치고 있다.

60대 한 시민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 민주당 시장을 뽑으면 예산 폭탄을 내려주겠다고 했지만, 구미경제는 더 어려워졌다"며 "정부가 3년 동안 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래도 믿을 수 있는 통합당 후보를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김봉교 무소속 후보는 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바닥 지지세는 만만치 않다. 승산이 있다"고 기대했다.

김 후보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동시장 일대를 돌며 방역작업을 펼쳤다.

김 후보는 "무소속을 찍으면 민주당 후보가 된다고 소문이 났지만 사실이 아니다.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다"며 "풍부한 인맥과 의정 활동 등으로 구미 경제 부흥의 르네상스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인동시장에서 만난 50대 유권자는 "구미가 고향인 김 후보가 진짜 구미사람"이라며 "막장 공천을 한 통합당에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통합당과 무소속 후보 단일화가 승패 좌우

구미을 지역은 인동과 양포동·산동면 등이 국가산업단지 배후도시로 성장하면서 젊은 층들이 많이 분포해 진보성향이 강한 곳이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장세용 구미시장이 당선될 수 있었던 것도 이 지역에서 진보성향의 몰표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지방선거에서 장세용 시장이 전체 유효투표수 2만2천692표 중 1만1천88표를 얻어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6천800표)를 4천288표 차이로 이겼다.

김현권 민주당 후보는 보수 텃밭에서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2년 전부터 일찌감치 표밭 다지기에 나섰다.

집권여당 현역 의원(비례)인 김현권 후보는 정당보다 일할 사람,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 필요한 만큼 민주당의 이름으로 20년 만에 지역구 당선자가 된다는 목표로 뛰고 있다.

2년 전과 비교할 때 현재 김현권 후보의 지지도가 상당히 올라가 있어, 이번 총선에서 해볼 만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후보는 "이번 총선은 쇠락하는 구미 경제를 되살릴 명운이 걸린 선거"라며 "검증된 여당 국회의원을 선출해 위기에 빠진 구미 경제를 구원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맞서 통합당은 경선이 예상됐지만 금오공대 총장 출신의 김영식 후보를 단수 추천하면서 이에 반발한 김봉교 전 경북도의회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보수표 분산을 최소화하는 게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김영식 통합당 후보는 당력에 주력하는 한편 현 정권 심판과 정권 재창출에 앞장서겠다고 벼르고 있다.

'구미를 100만 경제권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슬로건을 내건 김 후보는 "무능 오만한 문재인 좌파정권의 독주를 막고 구미경제를 살려낼 적임자"라며 "보수우파 세력이 대동단결해야 한다"며 지지세를 다지고 있다.

반면 일방통행식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봉교 후보는 탄탄한 바닥 민심이 장점이다.

경북도의원 3선과 경북도의회 부의장을 역임한 토박이로 상대 후보에 비해 지역 내 콘크리트 지지기반이 있지만, 무소속의 한계를 뛰어넘을지가 관건이다.

김 후보는 "구미 고아읍과 선산읍을 비롯해 농촌지역 및 농민단체 등의 지지를 받으면서 표심을 모으고 있다"며 "지난 지방선거에서 보수가 참패한 이유는 통합당의 공천 파행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시민공천 후보로서 정정당당하게 시민의 평가를 받고 잠시 떠난 통합당으로 살아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지역 정가에서는 통합당과 무소속 후보가 보수표를 나눠 가진다면, 집권여당 후보에게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구미을 지역 한 유권자는 "민주당과 통합당 후보가 박빙의 싸움을 하고 있는 가운데 무소속 후보가 보수표를 나눠 가진다면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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