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모은 돼지저금통 깨 이주 여성들 위해 식사 제공
전국에서 온 먹을거리와 놀거리 등 필요한 곳에 나눠줘
#대구 수성구의 한 중학생(16)은 최근 자신의 돼지저금통을 털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다. 몇 년간 저금통에 모은 돈은 약 12만원. 이를 어떻게 쓸까 고민하다 대구의 한 이주여성쉼터를 찾았다. 어린아이와 함께 머무는 이주 여성들에게 자장면과 탕수육 등 식사를 제공했다.
#지난 13일 경남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로 연락이 왔다. 경남의 문화인들이 온라인 공연을 기획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코로나19로 외출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후원을 받아 대구를 돕고 싶다는 뜻을 전해온 것이다.
코로나19로 대구시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관 주도의 공급 중심에서 벗어난 민간의 맞춤형 물품 기부가 활발하다. 지역의 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가 연결고리 역할을 하면서 전국에서 들어온 물품을 이주노동자와 이주 여성, 장애인, 청소년, 쪽방 거주자 등 소외계층에게 전달하고 있다.
16일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공익활동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지난주까지 공익활동센터를 통해 이뤄진 기부는 개인과 단체 등 70여 건에 이른다. 대구뿐 아니라 서울과 인천, 대전, 전북, 전남, 광주 등 전국의 시민과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마을센터 등이 물품으로 보내왔다.
공익활동센터는 다양한 기부 물품을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다. 무료급식소와 노인복지관 등 시설 폐쇄로 어려움을 겪는 쪽방 사람들이나 청소년쉼터 등엔 쌀과 라면, 도시락, 밑반찬 등 먹을거리를 나눴다.
또 이주노동자와 이주 여성 등 정부 지원 사각지대에는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청소년 방과후 아카데미엔 젠가 등 여가를 보낼 수 있는 보드게임을 전달했다.
공정옥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장은 "주는 사람 중심이 아니라 받는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해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공기관이 살피지 못하는 취약계층과 소수자를 민간이 적극적으로 찾아 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