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끔뻐끔…퉤' 비말 전파 위험 부추기는 흡연자들

입력 2020-03-04 17:14:46 수정 2020-03-04 22:36:43

감염자 침방울에 있는 바이러스가 주된 감염원, 흡연행위 자체가 감염·확산 위험 높여
가래·침 흥건한 길거리 상습 흡연에 시민들 눈초리, 상인·건물관리인도 골머리 앓아

4일 대구 동대구역의 한 흡연구역 밖에서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침과 가래를 통한 비말감염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이들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곱지 않다. 이주형 기자
4일 대구 동대구역의 한 흡연구역 밖에서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침과 가래를 통한 비말감염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이들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곱지 않다. 이주형 기자

4일 오전 11시쯤 동대구역 흡연실 근처에서 만난 미화원 A(54) 씨는 소독약이 든 손수레를 끌고 가며 한숨을 쉬었다. 흡연실 방역을 매일 여섯 차례로 늘렸지만, 청소 때마다 불특정 다수의 꽁초는 물론 가래·침을 접촉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A씨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침이나 가래로 전염된다는데 여기는 온갖 사람들이 다 모이는 곳이라 더 불안하다"며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할 수도 없어 장갑을 두 개씩 끼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폭증하면서 흡연자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초리도 매서워지고 있다. 담배를 피우는 행위 자체가 코로나19 감염·확산 가능성을 높일 수 있지만 정작 대구 번화가, 길거리 곳곳에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흡연자가 넘쳐나는 탓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주로 감염자가 기침·재채기를 할 때 생기는 비말(침방울) 속에 바이러스나 세균이 섞여 나와 타인의 호흡기나 눈, 코, 입의 점막으로 침투하면서 전염된다.

결국 마스크를 내린 채 담배를 피우면서 서로 대화하거나, 재떨이나 바닥에 침을 뱉는 흡연 행위 자체가 비말 전파력이 높이는 데다 담배꽁초에도 흡연자의 침이 섞여 있어 위험해지는 것이다.

특히 위험성을 인지한 흡연자가 지정 흡연실 밖에서 담배를 피우는 경우도 잦아 비흡연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대구 주요 번화가의 유동인구가 확연히 줄었지만 건물관리인과 상인들은 여전히 흡연자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대구 동성로의 한 상가건물 관리인 C(60) 씨는 "건물 곳곳에 가래와 침이 흥건하다"며 "예전에는 신발로 비벼서 없애곤 했는데 지금은 쳐다보기도 싫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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