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에 졸업식·입학식 취소, '대목' 놓쳐…"원가로 내놔도 안 팔려"
한국관광의 별, 야시장이라도 신종코로나 앞에 장사 없어
8일 오후 8시쯤 찾은 대구 서문시장 야시장. 평소라면 인기 음식 트럭 앞에 줄지은 방문객들로 붐빌 시간이었지만 이날은 손님을 일일이 셀 수 있을 만큼 한산했다. 60여 개의 음식 트럭 중 줄을 서서 음식을 기다리는 트럭은 단 1곳에 불과했다.
9일 오전 찾은 대구 불로동 화훼단지도 예년과 달리 화물차 한 대 없었다. 골목 양 편에 빼곡히 늘어선 농가 곳곳에는 재배했다가 팔지 못해 시든 식물들이 '폐기 예정' 딱지를 붙인 채 아무렇게나 쌓여있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확산에 화훼시장과 야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졸업·입학식 시즌이 통째로 사라져 화훼시장이 울상을 짓는 것은 물론, 대중 집합시설 기피로 먹을거리 명소인 야시장도 죽을 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달 중순부터 다음 달 초까지 예정된 졸업식과 입학식은 화훼업계의 대목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통째로 삭제되다시피 했다. 초·중·고교 졸업식이 예정대로 열린다지만 외부인이 교내에 들어오지 못하는 방식으로 축소 진행돼 꽃다발 축하는 찾기 어려워졌다.
대형 악재를 맞은 화훼농가는 울상이다. 화훼농민 A(48) 씨는 "농가와 연계된 비료 업체나 화분 가게, 꽃다발을 만드는 업체까지 줄줄이 타격을 받고 있다"며 "꽃다발 하나의 원가를 1만5천원으로 잡고 2만원 선에 판매하는데, 지금은 원가대로 내놔도 팔리지가 않아 빚만 쌓이는 상황"이라고 푸념했다. 이곳의 또 다른 농민 B(54) 씨는 "주문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다른 행사도 대부분 취소돼 화환마저 안 나가는 상황"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관광의 별'인 서문시장 야시장은 파장 분위기다. 서울에서 왔다는 C(23·서울) 씨는 "대구에 아직 확진자가 없어 큰 걱정은 안 했는데 유명관광지치고는 너무 조용하다"며 놀라워했다. 외국인 관광객은 더더욱 찾기 어려웠다. 8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이곳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개인여행 중인 두 가족이 전부였다.
야외무대에서 공연을 펼치는 아트지 소속 댄서들이 흥을 유도해보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날 오후 7시부터 50분 넘게 이들은 관객없는 춤판을 벌였다. 이들의 무대 앞에 자리를 지킨 방문객은 5명이 채 안 됐다. 공연을 이끌었던 댄서 D(24) 씨는"신종코로나가 있기 전에는 날씨가 추워도 군중들이 모여 호응도 해주고 활기가 넘쳤는데 지금은 사람이 아예 모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야시장 상인들은 우두커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들은 신종코로나 대란 이후 손님이 전멸했다고 입을 모았다. 야시장 상인 E(40) 씨는 "평소 하루 매출이 30만원 정도인데 요즘은 7만원도 채 못 판다"며 "워낙 시국이 어수선하니 손님들도 아예 찾지를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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